외국의 다국적기업들로부터 시작된 사업다각화와 분권화는 이제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일부 중소기업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사회의 거대화와 다양화로 인하여 소수 경영자로부터 집중되어 있던 과거방식에서 탈피하여 권한과 책임이 적절히 이행되지 않으면 더는 기업경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권화라 함은 조직을 자체적인 생산·판매·관리기능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몇 개의 독립된 사업부로 분할하고 이러한 사업부는 일정 기간의 경영성과를 통하여 성과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분권화된 사업부들은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구축하지만, 때론 각 사업부 사이에 재화나 용역의 이전이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거래를 이전거래(transfer transaction)라 하며, 이전된 재화나 용역의 가격을 이전가격(transfer price)이라 한다.
만약, 회사전체적인 입장이라면 이전가격은 크게 문제 될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공급사업부의 수익과 구매사업부의 비용은 일치하여 이전거래로 인한 추가적인 손익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 독자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각 사업부 입장에서는 이전가격에 따라서 각 사업부의 이익이 달라지므로 이전가격을 결정하는 문제는 쉬운 일은 아니다. 공급하는 사업부는 이전거래 자체가 판매행위이므로 될 수 있는 대로 높은 가격을 요구할 것이지만, 구매하는 사업부는 이전거래가 매입행위이므로 될 수 있는 대로 낮은 가격으로 구매하려고 할 것이다. 또한, 이전되는 재화나 용역과 같은 재화나 용역이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면 거래되고 있는 재화나 용역의 가격 또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사례연구]
(주) 조세는 반도체 사업부와 휴대폰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다. 반도체 사업부는 반도체를 생산하여 외부에 판매하거나 휴대폰 사업부에 공급할 수 있다. 휴대폰 사업부는 반도체를 구입한 후 가공하여 휴대폰을 생산하여 외부에 판매하고 있다.
다음은 반도체 사업부와 휴대폰 사업부의 재무자료 일부이다.
(1) 반도체 사업부
(2) 휴대폰 사업부
[정답]
1. 반도체 사업부
공급사업부 입장에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이전가격을 높게 제시할 것이며, 이전거래로 인하여 손실이 발생하면 안된다. 따라서, 공급사업부의 최소한의 이전가격은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이전 시 단위당 증분비용인 300원이 최소한 받아야 할 이전가격이다.
만약, 현재 생산된 모든 제품을 모두 다 판매할 수 있다면 이전가격은 좀 더 상승할 것이다. 즉, 이전한다면 기존에 시장에서 판매를 포기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전가격은 이전 시 단위당 증분비용 300원에 이전시 포기하여야 하는 기회비용 200원(=500원-300원)을 가산한 500원이 될 것이다.
2. 휴대폰 사업부
구매사업부 입장에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이전가격을 낮게 제시할 것이며, 이전거래로 인하여 손실이 발생하면 안된다. 또한, 외부에서 같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면 외부구입가능가액보다 낮아야 한다. 따라서, 구매사업부의 최대한의 이전가격은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이전 시 단위당 증분비용인 800원(1,000원-200원)과 외부구입가격인 600원 중 낮은 600원이 지불할 수 있는 최대 이전가격이다.
[엄 윤의 원가묘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회사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전거래 시 이전가격을 어떻게 결정하느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각 사업부 입장에서의 손익에 영향이 미칠 뿐이다. 그러나 이전거래가 국내거래가 아닌 다국적기업에서의 국가 간의 거래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국가 간 거래에 있어서는 국가 간 법인세, 관세 및 환율 등 국내거래 이외에 추가로 발생하는 요인들에 의해서 이전가격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서 기업 전체입장에서의 이익은 달라져 이전가격의 적절한 조절을 통해서 기업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 간 세율에 차이가 있을 경우 이전거래로 인한 이익을 세율이 좀 더 낮은 국가로 이전한다면 이전거래를 통해서 회사의 부를 원하는 곳으로 이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가 간 법률로써 규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에 제정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이전가격세제”를 통하여 이를 규제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국가 간 이전가격을 결정할 경우 제3자가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가격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격을 추정하는 방법으로는 비교 가능 제3자 가격법, 재판매가격법, 원가가산법, 이익분할법, 거래순이익율법 등이 있다. 따라서, 국외자회사 간 거래가 필요할 땐 먼저 국가 간의 조세조약과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련 법규를 충분히 고려하고 나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엄윤 회계사: 공인회계사/세무사 홍익대학교 대학원 안세회계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