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그룹 계열사 매각 관련 위장 매각說
추석맞이 어음 할인 요청도 '시큰둥'
지난주 명동자금시장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다.
대기업그룹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은 A기업이 본격적인 재무구조를 위해 자회사를 매각했는데, 이와 관련해 계속해서 이상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A기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얼마전 계열사를 급하게 매각했다. 인수할때 들어간 자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고 급히 처분했다. 또 인수 주체가 새로 신설된 업체이고, 명확한 실체도 들어나지 않아 뒷 배경에 뭔가 있지 않겠냐는 얘기가 이쪽 저쪽에서도 들렸다.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조차도 도대체 인수한 업체가 어딘지를 모르는 상황이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령회사를 차린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의심이 쌓여가고 있는 시점에 명동에 이와 관련된 대출 문의가 들어왔다.
A그룹의 계열사을 인수한 업체가 보유중인 지분을 다시 A그룹 출신 임원이 인수합병(M&A)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총 인수대금이 250억원인데 우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60억원으로 계약금을 넣고 명동에서 190억원의 자금을 빌려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것.
아울러 이런 대출 문의를 해오면서 사실 A그룹이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보이기 위한 것이고 인수업체 마저 A그룹에서 설립한 유령회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한편 명동 시장에 추석을 맞아 중견들의 자금 조달 문의도 꾸준히 들어왔다.
그러나 최근 몸을 사리고 있는 명동 전주(錢主)들의 호주머니를 열기는 어렵다고 한다. 지난주 중견 건설업체가 발행한 2억짜리 진성어음이 번번히 거절됐다. 회사는 괜찮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금액이 너무 커서 리스크를 떠안기 싫어하기 때문.
명동 관계자는 "과거 추석이나 명절은 기업들의 자금 요청으로 특수를 봤는데, 요즘은 정부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기업들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며 "앞으로 명동에서는 우량 기업은 더욱 우대해 주고, 비우량 기업은 자금 조달이 더 힘들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