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의원, "진실 밝히고 대국민 사과해야"
백 국세청장, "그 부분과 관련 사과할 일 없다"
당시 조사라인 줄줄이 국감 증인대…"적법한 조사였다" 해명
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태광실업 세무조사 의혹과 관련한 집중적인 질의가 쏟아졌다. 그러나 국세청은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 소극적인 자세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조사라인에 있던 국세청 간부들은 "별도로 보고한 적도,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대답했고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로 알려진 박연차씨의 다이어리와 관련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치 않았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태광실업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권력을 남용하면 어떻게 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온갖 의혹만 남기고 흐지부지됐고 국세청은 '개별납세자와 관련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백 의원은 태광실업 세무조사 진행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이었던 조홍희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을 증인대로 불러 세웠다.
태광실업 세무조사는 원칙적으로 세적지인 부산지방국세청이 조사했어야 하는 부분이지만 교차조사라는 명목으로 국세청 최정예 조사요원들이 몰려 있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서 진행했다.
백 의원은 "태광실업에 대한 조사건이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 배치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국세청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은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당시 세무조사는 어떤 조사였는가"라고 조 국장에게 질의했으나 조 국장은 "현재 위치는 징세법무국장이며, 개별납세자와 관련한 사항을 징세법무국장 입장에서 대답하기 힘들다"고 빠져나갔다.
백 의원은 "태광실업 조사와 관련한 사항을 한상률 前국세청장에게 보고했느냐. 별도의 지시사항을 받은 것이 있느냐"는 등의 질의를 연달아 쏟아냈지만 조 국장은 "특정건에 대해 보고한 적도 없으며 별도 지시받은 사항도 없다"고 답변했다.
태광실업 조사과정에서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를 작성해 보고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도 조 국장은 그런 사실이 없으며 법에 따른 적절한 절차에 따라 세무조사를 진행했다고 못박았다.
백 의원은 이어 백용호 국세청장에게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진실을 밝히고 대국민 사과를 할 용의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백 국세청장은 "태광실업 조사에 대해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세무조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직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그 조사와 관련해 사과드릴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도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한 의혹 추궁에 힘을 보탰다.
박 의원은 당시 조사라인이었던 이현동 차장(당시 국세청 조사국장), 조홍희 징세법무국장(당시 서울청 조사4국장)을 비롯해 신재국 전자세원과장(당시 서울청 조사4국3과장)까지 증인대로 불러내 당시 조사와 관련한 사항을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입수한)다이어리는 지금 누가 가지고 있느냐. 한 前국세청장에게 보고했느냐"는 질의에 신 과장은 "지난해 연말 검찰이 자료협조 차원의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이 가지고 갔다. (다이어리 내용에 대해)보고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조 국장도 "특정건에 대해서 보고한 적은 없지만 (태광실업 조사건을)다른 조사건과 함께 묶어 보고를 한 적은 있다. 다이어리 내용은 보고하지 않았다. 법과 원칙에 따라 세무조사를 진행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백용호 국세청장은 태광실업에 대한 교차조사와 관련해 "교차세무조사 제도는 태광실업과 상관없이 도입된 제도"라고 전제한 뒤 "외형 2000억원 이상 기업 또는 지역연고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지난 2008년 21건, 올해 12건이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