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 중 성형·피부 시술에만 부과되는 부가세 한해 3280억원 규모
개업의 전공별 매출 증가율 5~60%로 격차 커... 필수의료 증가율 낮아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입주한 성형외과 간판(연합뉴스 제공).
피부미용 시술로 걷어들인 부가가치세를 산부인과,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6일 국회 기재위 소속 천하람 의원(비례대표)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개업의들이 납부한 부가가치세의 총액은 2020년 대비 44.6% 증가한 3280억원을 기록했다.
현행 부가세법상 의료보건 서비스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다. 다만 국민건강보험법상 비급여 대상 중 '성형수술, 피부 시술 등 미용목적 의료행위'만 부가세를 부과하고 있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개원의를 비롯해 다른 과 병원에서도 미용목적 의료행위를 할 경우 10%의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의원급 개업의 업종별 2022년 매출액 중 부가세가 과세되는 미용목적 시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성형외과 82.2%, 피부과·비뇨기과 58.4%, 가정의학과·재활의학과·마취과·결핵과 49.2%, 일반과·내과·소아과 18.2%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납부한 전체 부가세액은 각각 성형외과 1135억원, 피부·비뇨기과 1619억원, 가정의학과 등 225억원, 일반과 등 146억원 등이다. 피부미용 시술이 많은 업종일수록 납부한 부가세액도 높게 나타난 것이다.
매출액 성장률도 업종별 차이를 보였다. 2020년 대비 2022년의 개업의 1인당 매출액은 평균 22% 증가했다. 세부 전공별로 보면 이비인후과와 방사선진단은 약 62% 증가했지만 산부인과와 신경외과 등 필수의료는 5~6% 성장에 그쳤다.
이에 천 의원은 피부미용 시술로 걷어들인 부가세를 산부인과,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대란, 건강보험 적자 등이 사회적 고민으로 불거지는 가운데 관련 세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하람 의원은 "정부가 의료대란 해결과 건강보험 적자 해소를 위한 여러 방안을 발표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의료계에서 부담하고 있는 부가가치세 등의 세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인상 등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