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정갈등 논란에 “국감 끝났고 순방 다녀와서 소통자리 만들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서 22대 국회 개원식 및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질의에 이와 같이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 첫해 국회 시정연설에 갔던 시기를 언급하며 "국회에 더 많은 의석을 구성하는 정당에서 로텐더홀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본회의장에 안 들어왔다"며 "반쪽도 안 되는 의원들 앞에서 '이거는 좀 아니지 않느냐'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의원들이) 다 들어오니까 오라고 해서 갔더니 또 돌아앉아 있었다"며 "악수도 거부하고, 야유도 하고, '대통령 그만두지 왜 여기 왔느냐'는 사람부터 이거는 좀 아닌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31일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방문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침묵 피켓 시위를 벌였고, 또 본회의장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반발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건 의무는 아니고 발언권이 있는 것"이라며 "아무리 정치권에서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만은 기본적인 모습을 보여주자는 건데, 난장판이 된 모습에서 대통령이 가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계속해서 "올해 국회도 특검에, 임명공직자 탄핵소추 등을 남발했다"며 "탄핵소추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하는 거다. 아주 예외적으로 하는 건데 저는 국회 오지 말라는 얘기로 생각해 국회를 안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국회가 그 시간만이라도 이야기 듣고자 해서 시정연설 내용을 적을 때 야당에서 불쾌한 얘기들은 하나도 안 넣었다"며 "근데 국민들 보는 앞에서 대통령 망신 줘야겠으니 국회 오라는 건 정치를 살리자는 얘기가 아니라 죽이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당·정 갈등설'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윤 대통령은 당·정 갈등설에 대해 "언론에서도 좀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건 늘 초심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국민을 위해 일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또 "국민 이익을 위해 대통령실과 정부, 당이 계속 머리 맞대면서 자주 만나야 한다. 공동으로 정치적 이익을 추구해 나갈 때 강력한 접착제가 되는 것"이라며 "국감도 끝났고 순방 다녀오면 당 의원들과의 자리를 이어가 편한 소통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당 측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대국민담화가 '변화와 쇄신'을 보여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전날 한동훈 대표 주재로 열린 5선·6선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대통령 담화가 국민에게 겸허한 자세로 변화·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음을 공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