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후 5거래일간 코스피 외인 누적순매도 1.1조 vs 선물 0.8조
신한투자證 "선물시장까지 고려한 외인 국장 이탈 속도 다소 잠잠한 상황"
외인, 계엄 이후 매매패턴 AI·방산 비중 확대 vs 정책주 비중 축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및 정책 공백에도 비중 축소 속도 오히려 줄여"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67포인트(1.02%) 오른 2,442.51에, 코스닥은 14.33포인트(2.17%) 오른 675.9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 국내주식시장(국장·國場) 수급이 예상보다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식만 보면 정치 리스크에 부정적인 반응이지만 선물로 확대하면 다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11일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의 최근 생각' 제목의 보고서에서 "선물 시장까지 고려한 외국인 국내주식 이탈 속도는 다소 잠잠한 상황"이라면서 이 같이 분석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먼저 국장(國場) 수급의 키(key)는 외국인에 있었다며 외국인 중요성은 비상계엄, 탄핵 정국으로 진입하며 더 커졌다고 짚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4일 이후 5거래일간 외국인 코스피 누적순매도는 1조1000억원, 반대로 같은 기간 선물을 8000억원(1만713계약)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해당 기간 1,420원대 후반~1,430원대에 안착했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끼친 다른 변수로 크게 ▲미국 경기 개선 양상 ▲ 중국 부양책 기대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수출주 환차익 효과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밸류에이션 자체에 있다고 봤다.
그는 "코스피 12개월 후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지난 9일 연저점 당시 0.8배 전후로 하락했다"면서 "해당 레벨은 유동성 리스크로 번지지 않는 국면에서 역사적 최저치에 가깝다"고 이런 점이 저가 매수 원인으로 평가했다
◆…［자료출처=신한투자증권 보고서］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 매매패턴은 AI·방산 비중을 확대한 반면 정책주 비중은 축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 연구원은 현재 국내주식 수급의 키를 갖고 있는 외국인 매매 패턴 확인을 통해 중장기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5거래일간 외국인으로부터 선택을 받은 순매수 상위 종목은 NAVER,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POSCO홀딩스 순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반도체, 방산, 2차전지 비중을 확대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순매도 상위는 삼성전자,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현대차, 기아, 고려아연으로 정책 영향력으로부터 민감할 수 있는 종목군을 주로 순매도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매한 패턴은 뚜렷하다"면서 "반도체, 방산 가격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한 반면 정책 관련주(밸류업 등) 비중 축소로 이어졌고, 외국인 코스닥 익스포저는 오히려 소폭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자료출처=신한투자증권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거래일간 외국인 코스닥 종목 순매수 상위는 JYP Ent., 삼천당제약,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루닛, 알테오젠, 브이티, 에스티팜인 반면 순매도 상위는 엔켐, 이오테크닉스, 리가켐바이오, 테크윙, 서진시스템, 안랩이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은 중소형주 시장에서 엔터, 헬스케어, 2차전지 종목을 주로 확대했다"면서 "같은 업종 내에서도 최선호와 차선호 간 격차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패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 역시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및 정책 공백에도 비중 축소 속도를 오히려 줄이고 있다고 봤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을 견인한 주체는 오히려 개인"이라면서 "개인 비중 축소 영향에 투신, 은행, 보험 등 리테일에 가까운 주체들도 매도 압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들은 반도체 및 방산,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엔터 비중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수급 움직임은 차익실현과 저가 매수를 동반하고 있지만 외국인 저가매수세는 중장기 성격을 보일 가능성 있다"면서 "지수 변동성을 통해 대규모 순환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외국인들의 삼성전자와 금융, 자동차 비중 축소 움직임이 있음을 확인했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 프로그램 매도 규모 6000억원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현대차, 기아, 고려아연, LG화학 등 순매도 상위 종목군은 바스켓 내 비중보다 더 많이 매도됐다"면서 "정책 동력 약화에 따른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 매도 움직임이 강하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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