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경쟁사보다 오류 적은 양자 칩 개발"
칩은 반도체와 초전도체의 하이브리드 방식
경쟁사보다 큐비트 수 적지만 확장 용이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사진=연합]
마이크로소프트(MS) 지난 19일(현지시각) 새로운 양자 칩을 공개하며 양자 컴퓨팅 기술이 "수십 년이 아니라 수년 내" 실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구글과 IBM이 예측한 바와 유사하게, 컴퓨팅 기술의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보다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한 MS 양자 칩 공개 보도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은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수백만 년이 걸릴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의학, 화학 및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견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분자 조합이 무한에 가까운 문제 해결에서 기존 컴퓨터보다 월등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는 사이버 보안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암호화 기술은 해킹하는 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가정하에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양자 컴퓨터의 가장 큰 난제는 큐비트(qubit)라는 기본 단위가 매우 빠르게 작동하지만 오류 발생률이 높고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에 공개한 '마요라나 1(Majorana 1)' 칩이 기존 기술보다 오류에 덜 취약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하는 연구 논문이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자 컴퓨터의 실용화 시점을 두고 기술 업계에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NVDA.O) CEO 젠슨 황은 지난달, 이 기술이 자사 반도체를 대체하는 데는 아직 20년이 걸릴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는 업계 전반에 퍼진 신중론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자체 양자 칩을 발표한 구글은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가 5년 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IBM 역시 2033년까지 대규모 양자 컴퓨터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요라나 1'은 약 20년간 개발이 진행되어 왔으며, 1930년대에 처음 이론적으로 예측된 '마요라나 페르미온'이라는 아원자 입자를 기반으로 한다. 이 입자는 기존 양자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발견하고 제어하는 것이 물리학적으로 어려운 과제였다.
MS는 이번 칩을 인듐 비소(indium arsenide)와 알루미늄(aluminum)으로 제작했으며, 초전도 나노와이어를 활용해 입자를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또한, 표준 컴퓨터 장비로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칩은 경쟁사인 구글과 IBM의 제품보다 큐비트 수가 훨씬 적지만, MS는 자사의 마요라나 기반 큐비트는 오류율이 낮아 적은 수량으로도 실용적인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S는 칩을 대규모로 확장해 기존 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 컴퓨터를 개발할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자사 블로그를 통해 "그 시점이 수십 년이 아닌 수년 내에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의 장기 전략을 이끄는 제이슨 잰더 부사장은 "마요라나 1은 '고위험, 고수익'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칩은 MS의 미국 워싱턴주와 덴마크 연구소에서 제작됐다. 잰더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물리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이를 설명해주는 교과서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며, "우리는 실질적으로 원자 하나하나, 층층이 쌓아가며 이 기술을 발명해 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학교 물리학과 필립 김 교수는 MS의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마요라나 페르미온은 수십 년간 물리학계에서 뜨거운 연구 주제였으며, 이번 성과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양자 연구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린 "흥미로운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 반도체와 초전도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한 것이 확장 가능한 칩 개발을 위한 적절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확장이 가능하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