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경찰, 60대 운전자 입건…구속영장도 검토

사망 9명·중경상4명 '대형 교통참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급발진 확인 위해 국과수에 차량 감식 의뢰

경찰이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후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2일 입건했다.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운전자 A(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27분께 제네시스 차량을 운전하던 A 씨는 서울 중구의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를 갑자기 역주행하며 BMW와 소나타 차량을 차례로 추돌한 후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인도 쪽으로 돌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30대 남성 4명, 50대 남성 4명, 40대 남성 1명 등 9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A 씨도 갈비뼈 골절 등의 부상을 입어 동승자인 60대 여성과 함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향후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 등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면서 "사건을 진행하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가해 차량 측에서 급발진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급발진의 근거는 현재까지 피의자 측 진술뿐이고 급발진이라고 해도 적용 혐의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추가 확인을 위해 차량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과장은 "사고 수습과 현장 보존에 이어 지금은 증거를 수집하는 단계"라며 "아직 영상분석을 하지 않아 가속이 됐는지, 어떻게 주행해 어디에 부딪혔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