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방통위원장 후보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지명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완섭 기재부 2차관

금융위원장 후보자, 김병환 기재부 1차관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자진 사퇴한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지명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기 직전 자진 사퇴했다. 12월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탄핵 표결 직전 사퇴한 데 이어 두 번째 방통위원장 사퇴다.

김 위원장의 사퇴로 오는 8~9월 예정된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는 후임 방통위원장이 이어받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3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며 "방통위원장에 이진숙 전 대전MBC 대표이사를 지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MBC에서 사회부, 국제부, 문화부 기자와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고, 대변인, 보도본부장 거쳐 대전 MBC 사장을 역임했다"고 소개했다.

또 "이진숙 후보자가 이라크전 당시 최초의 여성종군 기자로 활약하는 등 언론인으로 능력 인정받았고, 경영인으로도 관리 능력과 소통 능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오랜 기간 추진력을 바탕으로 방송통신위의 운영을 정상화하고, 미디어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보해 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나갈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전임 방통위원장이 두 분이 단 3달, 8달 만에 직에서 물러난 걸 목도하고 후임으로 지명됐기 때문"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 후보자는 "전임 방통위원장 두 분이 업무수행에 있어 불법적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탄핵 앞에서 대한민국의 방송과 통신, 담당하는 기관의 업무 공백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며 정치적 탄핵 과정의 희생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탄핵한 정당(민주당)이 현정부의 방송 장악을 막기위해서라고 하는데, 과연 그렇냐"라며 "바이든-날리면 같은 보도는 최소한의 보도준칙도 무시한 보도라고 할 수 있다. 음성이 100% 정확히 들리지 않으면 보도하지 않는 게 기본"이라고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보도한 MBC를 겨냥했다.

이 후보자는 이뿐 아니라, 청담동 술자리 보도 역시 카더라 통신으로 대대적인 보도를 확산했다며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였다.

또 김만배-김학림의 이른바 윤석열 검사가 커피 타주더라 보도는 어떤가라며, "1억6천만 원을 받은 전직 기자가 돈을 받고 가짜기사를 써줬다고 볼 수밖에 없는 기사"라며 "이런 보도들이 어느 정부에서 나왔나, 모두 이 정부 출범하고 나왔다. 가짜 허위 기사들"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특정 진영과 정당은 이 정부가 언론 장악, 방송 장악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이 정부가 방송장악을 했다면 이런 보도, 기사가 가능했겠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자는 또 "방송과 언론은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정치권력, 상업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이 시점에 공영방송과 공영언론은 노동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며 "공영언론 다수가 민주총 조직원"이라고 민주노총을 겨냥했다.

이어 "정치권력, 상업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공영방송들이 노동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방통위 2인 체제의 원인으로 민주당을 지목했다. 민주당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작년부터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작년 8월 국민의힘 몫으로 자신이 방통위원으로 추천을 받았지만 민주당이 국회 표결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방통위 2인체제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이 후보자는 자신이 그 증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고, 통신이라는 날개를 달아 K-콘텐츠가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환경부 장관에 김완섭 전 기재부 2차관을 지명했다고 정진석 비서실장은 전했다.

정 실장은 "김완섭 후보자는 행정고시 36회로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을 거쳐 제2차관을 역임한 예산 및 정책 분야의 정통 관료"라고 소개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의 지난 예산 편성을 총괄하는 등 누구보다 국정철학 이해도가 높다"며 "특히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 이슈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폭넓은 시야를 갖고 균형감 있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또 "윤 대통령이 금융위원장 후보로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을 지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병환 후보자는 행정고시 37회로 기재부에서 금융정책과 거시경제정책을 두루 담당한 정통 금융 관료"라고 전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시각과 함께 위기대응 능력을 겸비해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금융 비서관, 기재부 1차관을 맡아 금융 및 거시경제에 탁월한 식견을 바탕으로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과제를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3명의 장관(급) 후보자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