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실 앞 '창고'서 대질 명분 아래 진술 맞춰"
"이른바 '진술 세미나' 여러 차례…다과 즐기며 대화 수십 회"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전 부지사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전리품을 하나 획득한 것 처럼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사건에서 아무 혐의가 나오지 않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체포한 뒤 그 사람을 중심으로 다시 방북 비용 대납 사건으로 본질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검찰의 지속적이고 강압적인 회유와 압박이 계속됐다"며 "김 전 회장과 저를 포함한 사건 관계자가 두 달 정도 수원지검 1313호, 박상용 검사실 앞의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서 대질이란 명분 아래 진술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이른바 '진술 세미나'라고 칭하며 "그게 어느 정도 성안이 되면 조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허구의 사실이어서 조서의 얘기가 서로 달라 다시 불러서 (발언을) 맞추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수감된 저희들에게 이를테면 김 전 부회장이 갈비탕을 먹고 싶다고 하면 갈비탕이 제공되고, 짜장면을 먹고 싶다고 하면 짜장면이 제공되고, 연어가 먹고 싶다고 하면 연어가 제공됐다"며 "(진술 세미나가)여러 차례 있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법정에서는 한 차례 정도 이야기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이 전 부지사는 "술을 마신 것은 한 번이고, 그 이외에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고 같이 모여서 다과를 즐기며 대화한 것은 수십 회"라고 답했다.
이어 "거의 같이 출정한 모든 날은 창고라는 공간에 모여 누가 사 왔는지 모르지만 다과와 외부에 들어온 음식 먹으면서 그와 같은 대화를 지속적으로 반복했다"고 말했다.
또 "조서를 쓰는 날에는 대화하다가 상황이 무르익어 서로 말이 맞아 들어가면 조서를 쓰고 그러지 아닌 날에는 돌려보내고 아니면 다른 변호사나, 다른 사건 관계자들을 면담시켜 끊임없이 회유하고 압박한 과정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재판에서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 등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후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 요청 내용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입장을 일부 번복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유와 압박으로 허위 진술했다는 주장이 담긴 옥중 자필노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수억 원대 뇌물 및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 중이다.
민주당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 검사가 술자리를 통해 이 전 부지사의 허위 진술을 회유하고 강제해 직권남용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 등 정치적 목적 아래 검사 탄핵소추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야당 주도로 열린 이날 청문회에는 탄핵소추 대상자인 박 검사를 포함해 김 전 회장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등 핵심 증인들이 대거 불출석했다. 이에 법사위는 불출석 증인에 대해 사유 정당성을 판단해 고발 등 필요한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