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청구사건 선고에 출석한 이진숙 방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지난 23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심판에서 탄핵안을 기각했으나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이 '탄핵소추권 남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MBC 보도 등에 따르면 헌재는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은 4대4로 기각하면서도 재판관 8명 전원이 국회가 탄핵소추권을 남용한 것이 아닌 탄핵소추 자체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헌법·법률 위반이 일정 수준 소명됐다면 탄핵소추는 위반행위의 재발을 막고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부수적으로 정치적 목적·동기가 내포돼 있다 해도 그런 점만으로 탄핵소추권이 남용됐다고는 볼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어 "탄핵심판이 공직자의 위헌·위법행위에 대한 헌법재판을 통해 국가권력을 통제하고 그들에 의한 헌법위반을 경고·사전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며 "취임 당일에 한 행위의 위법성을 문제 삼아 바로 탄핵소추를 진행해도 탄핵심판의 헌법수호 기능이 충분히 실현될 여지가 있다"는 내용의 취지를 덧붙였다.
앞서 이 위원장측은 탄핵소추가 임명 직후 이뤄졌고 전임자에 대해서도 탄핵소추가 연이어 이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국회가 탄핵소추권을 남용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여권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이 위원장의 탄핵안 기각 이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세력의 탄핵남발, 입법 독재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권 남용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야권의 잇단 탄핵소추가 12·3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한 점도 힘을 잃게 됐다. 윤 대통령은 내달 4일 5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