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 증인으로 출석해
홍, 증인신문서 “대통령께 ‘딱딱 잡아들이라’ 지시받아” 증언
윤 “홍장원 전화한 거는 계엄 사무 아냐, 격려 차원에서 전화”
홍 “저는 처음 대통령 전화 받아··· 토씨까지 기억하지 않겠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발언을 듣던 중 미소를 띠고 있다. [사진 = YTN뉴스 방송영상 갈무리]
그러자 윤 대통령은 자신이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한 것은 격려 차원이었고,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 방첩사령부를 도와주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에 계엄 당시 체포자 명단 및 체포 지시와 관련해 진실 공방이 벌어진 모양새다.
■ 홍, 헌재 증인으로 출석해 '체포조' 증언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헌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측으로부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일 증인에게 전화해 방첩사를 도와 이번 기회에 싹 다 정리하라는 취지로 말했는가'라는 질의를 받고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홍 전 차장은 당시 윤 대통령의 '싹 다 잡아들여' 지시에 대해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께서 뭔가 지시를 하셨는데 목적어가 없어서 방첩사와 협의 과정서 알 수 있겠다고 추정했다"며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당시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인형 사령관은 제게 '대통령으로부터 너희 지원해 주라고 얘기 들었다'는 말을 듣고 상황을 설명해 줬다"며 여 사령관이 '체포조' 명단을 언급했고 자신이 이에 대해 메모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적다 보니 '이게 뭐지' 해서 한 반 정도 적다 말았다. 나중에 기억을 회복해 적어 보니 14~16명쯤 됐다"며 "(체포 명단을 들으면서)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왜 이런 분들은 감금조사하려고 했는지 이해를 못 했다"고 밝혔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지난 12월6일 국회를 찾아 계엄 당시 '주요 인사 체포 지시'를 처음 증언했다. 그가 이날 국회에서 밝힌 계엄 당시 체포자 명단에는 국회의장과 여·야 양당 대표,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전직 대법관 등 유력 정치인·법조인 등이 포함돼 있었다.
홍 전 차장은 자신의 국회에서 밝힌 '체포 지시' 관련 내용에 대해, 대통령이 출석해 있던 헌재 심판정에서도 거듭 증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홍 전 차장의 증언을 듣던 중 "제 경질 이유는 대통령께서 유일하게 알고 있다"는 발언에 눈을 감고 있다 피식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앞서 진행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및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의 증언을 듣던 모습과 상반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발언을 듣던 중 미소를 띠고 있다. [사진 = YTN뉴스 방송영상 갈무리]
■ 윤 "홍장원 통화 계엄 사무 아냐···간첩 검거 격려차"
■ 홍 "저는 처음 대통령 전화받아··· 토씨까지 기억 않겠나"
홍 차장의 헌재 증언 직후, 윤 대통령은 이날 헌재 심판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고 계엄 당시 자신과 홍 차장의 통화는 계엄 사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며 반박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계엄 당시 자신이 홍 차장에게 전화한 것을 두고 "이미 관련 문제는 원장하고 다 얘기했다. 계엄 사무가 아니다"라며 "국정원 해외 담당 파트가 제 해외 순방 때 여러 가지 경호 정보를 많이 도왔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전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서 국정원은 수사권이 없다. 그래서 방첩사를 도와주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제가 국정원에 방첩사 도와주라는 얘기는 전임 김규현 원장 때나 (현) 조태용 원장 때나 늘 한다. 방첩사는 예산이 아주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앞서 이어진 이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 때와 달리 힘주어 발언을 이어가는가 하면, 중간 중간 책상을 치는 모습도 언론에 포착됐다.
이러한 윤 대통령의 헌재 진술을 두고, 홍 차장은 이날 헌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계엄 당시) 처음으로 대통령 전화를 받은 거다. 오랜만에 전화한 부분 내용인데 거의 토씨까지 기억하지 않겠나"라며 "대통령 말씀에 조금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헌재는 오는 6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을 연다. 오는 6차 탄핵심판에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의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