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계엄 전날 ‘김건희 문자’ 받아···야당 “비상계엄 개입 의심”

조태용, 헌재 탄핵심판 8차 변론 증인으로 출석해 밝혀

박찬대 “정상 국정운영 아냐”···김보협 “내란수사 대상”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2·3 내란사태 당시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김 여사가 관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는 조 원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날이었던 지난해 12월2일 김 여사와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국회 쪽 대리인이 이날 심판정에서 조 원장에게 "(조 원장의 통신기록을 보면) 계엄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두 통 받았다. 그날 답장을 못하고 다음 날 답장을 했다. 기억이 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변했다.

국회 쪽 대리인이 이어 "민감한 시기에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하면 뭐라고 할 건가"라고 묻자, 조 원장은 "뭐가 남아 있다면 의심을 할 수 있다"고 각을 세웠다.

국회 쪽 대리인이 "계엄 당일 영부인하고 문자를 주고받은 건 더 이상하지 않나. 국정원장이 영부인하고 왜 문자를 주고받나"라고 재차 묻자, 조 원장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국정원장이 영부인과 개인적으로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야권에서는 김 여사의 계엄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12·3 비상계엄에 김건희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민간인인 김건희가 국정원장과 문자를 주고받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며 "하필 비상계엄 선포 전날 문자를 두 통이나 보냈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계엄 당일 국정원장과 소통한 김건희도 내란수사 대상이다. 국가정보원이 제작한 도·감청 방지용 비화폰으로 온 영부인 문자가 흔한 일은 아닐 것"이라며 "대통령·국무위원이 지급받는 비화폰을 김건희가 사용한 것부터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윤 대통령 쪽은 지난 13일 헌재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조태용 국정원장과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계엄 관련 의혹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상상"이라며 "이 사건 진행과도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