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원탁에서 종이서류 못 봤다”···이상민 증언과 상충
조태용, 신원식 ‘비상한 조치’ 증언에 대해 “들은 적 없어”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조태용 국정원장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봤다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쪽지에 대해 본 적 없다고 증언했다. 조 원장은 또한 신원식 실장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비상한 조치'를 언급했다는 데 대해서도 들은 적 없다고 증언하면서, 앞서 증인들과는 엇갈린 메시지를 나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조 원장은 13일 오전 헌재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쪽으로부터 '(계엄 당시 대통령집무실) 원탁테이블에 A4 종이 같은 게 놓여 있었는가'라는 질의를 받고 "못 봤다. 없었다"고 답했다.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을 받는 이 전 장관은 지난 11일 헌재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 집무실에서 단전·단수 내용이 적힌 쪽지를 봤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조 원장은 이 전 장관과 엇갈린 증언을 내놓은 것이다.
국회 쪽에서 '이 전 장관은 지난번 탄핵심판 출석에서 (대통령 집무실 내) 원탁테이블에 서류가 놓여 있었고 소방청장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고 재차 짚자, 조 원장은 "원탁에서 제가 종이를 못 봤다"며 거듭 거리를 뒀다.
조 원장은 또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최상목 기재부 장관 등은 관련 (계엄 관련) A4 문건을 받았다는데 증인은 받은 게 없는가'라는 질의도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계속해서 조 원장은 이날 심판정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삼청동 안가에서 '비상한 조치'를 언급했다던 신 실장의 증언에 대해서도 엇갈린 메시지를 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이날 심판정에서 '신 실장이 지난해 3월 대통령, 국정원장, 국방장관, 경호처장, 방첩사령관 등 5인이 모인 자리서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증언했다고 질의하자, 조 원장은 "대통령께서 나라 걱정 많이 하셨던 건 기억나는데 '비상'이라는 단어 들은 기억은 없다"고 답했다.
김 재판관이 계속해서 '신 실장은 당시 자신과 조 원장은 반대했다고 증언했다. 반대했는가'라고 질의하자, 조 원장은 "저는 그래서 나라 걱정하시는 대통령께 그동안 정부가 쌓아 온 성과들을 말씀드렸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 원장은 아울러 당시 신 실장 발언에 대해 "제 기억에 반대한다는 말씀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당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윤 정부 성과들이 국민평가를 받을 것이므로 대통령께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실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게 맞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한편, 조 원장은 이날 심판정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체포자 명단'이 있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그 메모와 증언 신뢰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헌재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등에 대한 체포자 명단을 메모했다고 증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