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으로 망명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에드문도 우루티아 곤살레스 <사진 로이터>
지난 7월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상대로 야권 후보로 나섰던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스페인에 망명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스페인 외무부의 성명을 인용, "곤살레스와 그의 아내, 스페인 관리들이 탑승한 스페인 공군기가 마드리드의 토레혼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언론에 배포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곤살레스는 "조만간 베네수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연대 메시지를 보내준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전날 성명에서 "곤살레스가 나라를 떠나 스페인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며 "그는 '자발적 난민'으로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 머물고 있었으며, 베네수엘라는 국가의 평온함과 정치적 평화를 위해 그가 떠나는 것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 "곤살레스가 '자신의 요청에 따라' 스페인 공군기로 스페인으로 향하고 있다"며 "스페인 정부는 모든 베네수엘라인의 정치적 권리와 신체 보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적었다.
알바레스 장관은 "모든 베네수엘라인의 정치적 권리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곤살레스의 망명을 허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7월28일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3선 확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곤살레스의 승리를 예측한 서방 조사기관의 출구조사와 엇갈리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일었다.
곤살레스는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선언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뒤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곤살레스는 7월 30일부터 스페인 대사관으로 옮기기 전까지 약 6주간 카라카스 주재 네덜란드 대리대사 관저에서 숨어 지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X에 "곤살레스는 자신의 생명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도피했다"며 "마두로 행정부가 선거 후 잔혹한 탄압의 물결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민주주의에 슬픈 날"이라며 "민주주의 하에서 어떤 정치 지도자도 다른 나라로 망명을 요청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