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인플레 영향, 완만한(modest) 수준 될 것"
트럼프 연준 독립·자율성 위협에 "가장 우려되는 점"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할 경우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진 플리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연준의 독립성이 침해될 경우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에 참석해 "트럼프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율에 미치는 영향은 아마도 완만한(modest)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연장하고자 하는 2017년 세금 감면 정책이 이미 대부분 시행되고 있으며 이민 정책 변화는 느리고 불확실한 과정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버냉키 전 의장은 "지정학적 위험을 포함한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인플레이션 경로를 급격히 바꿀 것 같진 않다"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불법 이민 단속과 관세 인상 정책의 조합은 건설업과 농업과 같은 특정 산업에서 문제가 될 순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관세율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협상 도구로 사용할지 아니면 영구적으로 유지할지 아직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버냉키는 이날 연준 독립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연준 독립성 침해에 관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며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리는 것은 인플레이션과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채권 시장에 정책 계획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회와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왜 그런 일을 하는지 설명해야 하며, 독립성을 잃는 것이 인플레이션과 시장에 미칠 영향 때문에 매우 나쁜 일이라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이 공공연하게 연준에 대한 개입을 시사해 온 만큼 타기 트럼프 행정부 아래 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통령이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8월 기자회견에서는 "대통령이 (금리 결정에 대해) 최소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연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며 통화 정책에 개입하려 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와 그의 고문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대통령과 협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하고 있는 관세 인상, 불법 이민 추방 등의 정책이 인플레이션 반등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연준의 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의 팀 듀이 수석 경제학자는 "트럼프의 경제 계획이 미칠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연준이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트럼프 당선인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통화 정책 노선을 두고 충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