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유엔에 공식 통보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미국으로부터 WHO를 탈퇴한다는 서한을 받았다"며 "서한에 기재된 날짜는 22일이다. 따라서 1년 후인 2026년 1월 22일에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1948년 미국 의회의 공동 결의안에 의하면 탈퇴 1년 전에 WHO에 통지하고 남은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미국은 WHO의 가장 큰 재정 지원국으로 전체 기금의 약 18%를 차지한다.
최근 2년간 WHO의 예산은 68억 달러(약 9조8000억 원)이며, 미국이 탈퇴 전 얼마를 납부해야 하는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WHO 탈퇴가 조직 전체에 위험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결핵, HIV/AIDS 및 기타 건강 비상사태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WHO에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정치적 독립성을 입증하지 못한 WHO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WHO는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훨씬 더 많은 돈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며 "인구 14억명인 중국은 미국 인구의 300%를 차지하지만 WHO에 내는 기여금은 미국의 90%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 명령 13987'을 폐지하고, 공중 보건을 담당하기 위해 필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국가 안보 위원회 산하에 관련 부서와 조정 매커니즘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WHO 탈퇴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은 전염병 조약 등 협상을 중단하고, WHO와 협력하는 미 정부 인력은 소환돼 재배치된다. WHO가 하던 활동을 이어받을 새로운 파트너도 찾는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는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었다"며 "첫 임기인 지난 2020년 7월 WHO를 탈퇴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나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무산됐다. 그는 취임 첫날인 2021년 1월 20일 이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