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확보·국제조세 경쟁력' 측면에서 적합
"언제든 다시 제기될 수 있는 세수확보 카드"
기획재정부는 술·담배와 관련 담뱃세와 주세를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12일 밝혔다.
재정부는 한 언론이 지난 10일 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담배세와 주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것과 관련 "사실과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했던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확대간부회의에서 그런 내용을 보고하거나 지시 받은 바 없다"며 "다만 담배와 관련해서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에 대해서 잠깐 얘기가 나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재정부가 술·담배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자 '죄악세'라는 단어로 명명되면서 종합부동산세 및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 등과 맞물려 '부자감세·서민증세' 논란이 크게 번졌고,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불붙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는 '친서민 정책'을 정면에 내세워 진화에 나선 경험이 있다.
이런 부정적인 여론으로 인해 정부는 섣불리 술·담배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외부불경제 품목의 소비를 줄이고, 외부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술·담배 등에 대한 세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또한 정부의 입장이다.
물론 그 속내에는 재정적자를 완화하기 위한 세수확보로도 술·담배에 대한 세금인상이 적합한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 박상원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연구위원과 민희철 한성대 교수의 '담배·주류·갬블 재화에 대한 과세연구'라는 제하의 연구보고서에는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부채 규모의 증가가 담배세율을 높인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또 국제적인 조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술·담배 등의 소비세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점 때문인지 해외에서도 술·담배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3월말 맥주, 와인 등에 대한 주세율과 담뱃세율을 물가인상률을 고려해 각각 2%, 1% 인상했으며, 일본도 10월부터 담뱃세를 1개비당 3.5엔 인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술·담배에 대한 세금 인상은 부정적인 여론만 아니라면, 정부가 언제든 다시 꺼낼 수 있는 세수확보를 위한 좋은 카드라는 점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