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국세청장이 19일 저녁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홀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세청(본청), 서울국세청 주요 간부 및 국세청 출입기자단과 함께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관람한 연극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이 날 행사는 국세청 출입 기자들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백 청장이 주선해 만든 자리로 당초 지난달 중 가지려고 했으나 천안함 침몰 사고로 인한 추모 분위기를 감안해 두 차례에 걸쳐 연기시킨 바 있다.
백 청장은 연극관람 전 "이 작품은 배우 비비안 리에게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인간의 이중성을 다뤘다"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이제부터 우리 국세청 직원들을 '문화적인 소양을 갖춘 공직자들'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해 주변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백 청장은 연극이 시작된 후 작품에 한껏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람을 다 마친 뒤에는 극단 관계자와 만나 "정말 잘 만들었다"며 격려의 뜻을 보내기도 했다.
연극관람 직전 백 청장은 출입기자, 국세청 본청·서울청 국장들과 만찬을 함께 했다. 빈대떡과 두부김치, 막걸리를 함께 먹으며 '소통의 시간'을 가진 것.
특히 백 청장은 대화 중 "어제 종합소득세 신고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일선 세무서를 찾았는데, 그곳에 있는 직원 가운데 하나가 조세법전에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해왔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청장과 국세청 간부들, 출입기자단 모임은 술만(?) 마시는 분위기가 대부분이었는데, 편한 마음으로 연극을 관람하는 등 문화적 분위기가 연출되니 다소 어색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국세청 관계자는 "청장이 간부들은 물론 기자들과 연극을 본 것은 국세청 역사상 처음"이라며 "우리 국세청에 문화적인 기운이 자라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본청 국장을 비롯해 서울국세청장을 포함한 서울청 국장들을 함께 배석시킨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대목. 그 동안 청장과의 만찬 등에는 본청 주요 국장들만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처럼 자리잡아 왔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 내부의 화합을 도모하려는 청장의 의지를 확인하게 하는 대목이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