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 재원 알콜예방 및 치료재원 전용 검토 바람직"
-전혜조 한국주류연구원 연구원-
국회 차원에서 주세율의 일정부분을 서택스(Sur-Tax) 형태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으로 부과, 징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섞인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과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은 지난 3월과 4월 각각 주세율의 15/100, 2/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 국민건강증진부담금으로 부과, 징수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백 의원 등은 이 같은 방식으로 조성된 재원을 음주의 예방·홍보 및 알코올 관련 질환·중독의 치료사업 등에 사용, 음주에 따른 사회적 병폐를 예방하고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할 경우 사실상 주세율 및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주류업계에서는 이 같은 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주류연구원 전혜조 연구원은 27일 대전 유성호텔에서 '최근 환경변화와 주류산업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 같은 주장이 담긴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전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주류 건강증진부담금을 도입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뉴질랜드, 에스토니아, 태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한 상황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주류가 아닌 담배 등에만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정부가 거둔 주세 세수가 2조7000억원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 의원 방안대로 15%의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 징수할 경우 4000억원, 강 의원 방안대로 2%의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 징수하면 54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가 있다.
전 연구원은 "주류에 대해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해 기금증대를 추진하는 방안이 경제적 논리를 가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건강증진을 위한 지출이 사회적으로 절실하다는 사회적 합의점이 도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정부 내에서도 찬·반 입장이 갈리고(기획재정부-반대, 보건복지부-찬성), 자체적인 설문조사 결과 일반 소비자들도 가계 부담 상승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67.9%)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전 연구원은 이어 "알콜로 인한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85% 이상의 적정 음주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고, 주류산업에 마이너스 파급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기금의 부과로 인한 음주문제 개선효과, 주류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 음주문제 개선 사업에 필요한 경비에 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정책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은 현재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재원으로 칸막이식 운용에 묶여 있는 주세 세수를 알콜예방 및 치료 재원으로 사용하는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