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회부 시기.수위, 중.러와 협의 후 결정"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천안함 후속대응과 관련, "미국은 기존 제재장치를 엄격히 적용하는 한편, 북한의 위조지폐.마약.담배 거래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보도된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미 북한의 무역.금융.무기거래 등을 제재할 체계를 거미줄처럼 갖추고 있으며 현재 이를 100% 가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적용 강도를 높여 재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려면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해야 하고 이때 현금이 필요하다. 현금 차단을 통제하면 무기개발에 차질이 생기고 추가도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북한은 대외의존도가 높지 않다고 하지만 식량.연료 등 필수적인 것은 외국에서 사와야하기 때문에 현금을 차단하면 경제가 돌아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유 장관은 천안함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시기와 수위에 대해 "안보리에 빨리 회부해서 논의를 길게 할지, 상임이사국들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친 뒤 속전속결로 처리할지 장.단점을 검토하고 있다"며 "회부 시기는 미국.일본 등 우방국은 물론 중국.러시아와도 긴밀히 협의하고 나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표를 해야 하는 결의안과 구속력은 없지만 이사국 간 합의로 처리하는 의장성명 등 대응 수위도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해서 전략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북한 핵이나 미사일 문제는 세계적 이슈이기 때문에 안보리 조치를 끌어내기 쉽지만 천안함 사태는 남북간 분쟁으로 볼 수도 있어 안보리 이사국들이 어느 한쪽 편을 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유 장관은 "`어느 쪽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입장을 평가해야 한다. 다만, 중국은 한반도의 무력충돌 자제에 무게를 두지만, 우리는 북한의 추가도발 억제를 강조하는 것이 차이를 만들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전문가팀을 보내는 등 적극적이어서 협조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또 "안보리를 통한 추가 제재가 없더라도 우리 정부를 비롯해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우방국들의 개별적 조치를 통해 효과적인 대북제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