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공무원행동강령에 관련규정 신설-이달 초 시행
'종교적 신념' 다르다고 불이익 주면 처벌감
앞으로 동료 국세공무원의 금품 수수 등 비리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국세공무원들이 처벌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국세공무원 전원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밀고자'가 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국세청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개정 권고 등을 참고, 이 같은 내용의 개정사항을 국세청공무원행동강령에 반영해 이달 1일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권익위는 공무원들이 동료의 비위행위를 알고도 '온정주의'에 치우쳐 눈 감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는 지적을 감안, 국세청을 포함해 전 정부부처에 유사한 규정을 신설토록 권고했다.
개정된 행동강령에 따르면 국세공무원이 다른 직원의 부패행위를 알고서도 묵인·방조하는 경우 부패행위자와 함께 국세청 징계양정 규정 등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부패행위 신고의무'규정이 신설됐다.
특히 국세공무원은 다른 직원의 부패행위를 사전에 알게된 경우 즉각 감사관에게 신고해야 하며 감사관실은 부패사건 발생 직후 부패행위자의 상·하급자 등을 대상으로 부패행위 신고의무 위반 여부를 확인, 사전 인지 사실이 확인된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처벌 근거가 만들어진 이상 동료들의 부정을 알고도 눈 감고 넘어가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칫 자신에게도 피해가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처벌에 무게를 둔 측면도 있지만 이를 계기로 더욱 청렴한 국세청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국세청 일각에서는 행동강령상 처벌규정만 신설했을 뿐 구체적인 처벌기준 등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의 한 직원은 "내부 비리를 국세공무원 스스로 다스리자는 선언적 의미는 있겠지만 처벌기준에대해 광범위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칫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국세공무원이 업무처리 과정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납세자 등에게 업무상 특혜를 제공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해당 직원에 대해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신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