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되면 나라 망해”…신자들에게 설교한 목사 벌금 150만원 확정

대선 2개월 앞두고 신자들 앞에서 설교

목사 "낙선 목적 아닌 정책 비판했을 뿐"

법원 "목사로서의 지위와 영향력 이용"

교회 예배 중 특정 대선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선거운동을 한 목사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디옥교회 박영우 목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박 목사는 2022년 대선을 약 2개월 앞둔 1월 6일 예배에 참석한 20여명의 신자들을 상대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 되면 우리나라 망한다", "민주당이 되면 우리는 끝난다.", "공산주의, 사회주의 된다" "주사파들 정신 차려라" 등의 설교를 했다.

검찰은 박 목사가 교회 담임목사 지위를 이용해 신도들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했다.

1심은 박 목사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고 특히 교회 목사로서의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해 위법을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종교의 자유는 충실하게 보장돼야 하지만, 공직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실시하는 것 또한 헌법이 강하게 요구하는 과제"라고 덧붙였다.

2심도 1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박 목사는 "정책을 비판했을 뿐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목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없다"며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선거운동이 아니고 선거운동의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항소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과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 심리미진, 판단누락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