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규제 없으면 가계부채 늘어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수도권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 장관은 이날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LTV와 DTI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의 지적에 대해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에 버블이 발생할 경우 어려운 서민들이 고통을 겪을 수 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했다.
현재 서울은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5000만원을 넘을 경우 DTI가 50%, 인천·경기지역은 60%를 적용하고 있으며, 서울 강남3구는 40~50%를 유지하고 있다. LTV는 강남 3구가 40%, 수도권 나머지 지역이 50%로 운용되고 있다.
윤 장관은 현재 부동산 시장과 관련 "수도권과 지방간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도 늘어나는 반면, 수도권은 가격이 하락하면서 거래가 침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 시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정상화로 가고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시장이 죽어가고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정부는 이런 모든 상황을 감안해 앞으로 상황 변화에 대처할 것"이라며 "그러나 유의해야 할 것은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으로 버블이 발생할 경우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어야 할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LTV, DTI 등의 규제목적에 대해 "금융기관 자산운용의 건전성 관리가 주목적이고, 보완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자기자본을 많이 활용해 취득하는 것이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금융권에 걸쳐 가계부채 잔고가 700조원이고,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350조원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며 "LTV, DTI로 규제하지 않을 경우 가계부채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까지의 정부 방침은 금융규제는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있고, 주택 시장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금융규제 완화는 부적절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백 의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이 거의 동결되고 있다"며 "지난달 수도권 거래건수가 9028건으로 최근 4년 같은 기간으로 봤을 때 60%가 줄었고 일산, 분당, 평촌 등은 70%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40대 모범적인 중산층 가구에서 아파트 평수 늘려서 가려고 해도 대출을 받을 수가 없고, 집을 내놔도 보금자리 주택 등으로 시장이 왜곡돼 거래가 안 된다"며 "지방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기 위해 수도권을 규제한다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오는 1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보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