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무비리 조사반 중간결과 점검
세무사가 탈세를 조장한다는 일부 불신을 털어 내기 위해 자체 조사반을 전국에 가동하는 등 한국세무사회의 자정노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장 6월부터 세무사 명의대여나 탈세상담 등 비리혐의자에 대한 조사반을 배정하고 지방회별 교차조사를 실시하는 등 비리혐의자 조사에 착수했다.
세무사의 비리척결을 위한 조사반을 총 지휘하고 있는 한국세무사회 김홍준 업무정화조사위원장은 "일부 극소수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 전 회원이 불신 받고 있다"며 "우리의 자정노력으로 이런 불신을 척결하겠다는 심정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홍준 위원장을 조세일보가 만나봤다.
□ 업무정화조사위가 본격적인 윤리실천활동에 돌입했다는데 언제부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 지난 6월 15일부터 6월 말까지 실태조사와 실질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22일 전국의 정화위원장과 간사가 참여하는 중간 합동회의를 열고, 거기서 지방회별 조사실적을 가져오면 내용에 따라 징계여부에 대해 본회 업무정화위원회에 올릴 것은 올리고, 조사가 미진한 부분들은 남은 기간 동안 더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 조사반 배정은 어떻게 하고, 적발시 징계조치는 어떻게 이뤄지나?
☞ 지난 11일에 회의를 해서 특별우편으로 전국에 교차조사를 실시할 건수를 내려보냈다.
그것을 갖고 각 지회별로 회의를 해서 이미 편성된 조사반원들이 조사를 실시하게 될 것이다.
각 조사반원의 배정은 지방회 정화위원장과 간사들이 모여서 지난 11일날 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다.
이미 15일부터 조사가 실시되고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 지방정화위원장 및 간사와는 수시로 연락을 해서 내용을 확인하고 있고, 지방회에서 애로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본회 간사나 실무팀과 협의해서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사건수는 대외비다. 등기우편으로 지방정화위원장에게 보내졌다.
적발하게 되면 각 지방회별로 징계의결권이 있기 때문에 각 지방회별로 징계여부를 결정지어서 본회에 가져오면 본회에서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만 윤리위원회에 상정된다.
오는 22일 중간 합동회의에서는 지방회에서 올라온 내용들에 대해 토의하게 되며, 징계의결은 본회 정화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하는 것이다.
□ 중점조사 착안사항에 대해 리스트를 만들고, 조사진행 상황표도 만든다고 했다. 리스트에는 뭐가 포함됐나?
☞ 각 조사반별로 만들어서 줬다. 조사를 진행해야할 사항이라 시시콜콜하게 공개할 수는 없다.
세무사법과 세무사회의 정화규정, 윤리규정에 따라서 구체적으로 조사의 테크닉을 어떻게 하라는 조사기법에 대한 내용이다.
□ 그동안에도 업무정화위는 명의대여 혐의 등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를 계속 해온 것으로 아는데, 지금까지의 활동과 이번 조사반 편성 및 활동은 어떤 차이가 있나?
☞ 본회의 정화위원 24명은 제보나 이런 자료를 갖고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것은 정화위원의 고유의 업무이다.
그런 수시적인 제보는 본회를 통해 해 오던 것이고, 이번 조사는 올 초 발표된 윤리실천 로드맵에 따라 전국적으로 탐문해서 실태를 알아보자고 해서 하는 것이다.
일단 의심이 가는 대상자를 우리끼리 뽑아서 조사해 보고, 그 실태에 따라 정밀조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정밀조사에 들어가는 것이다.
탐문자료 외에는 사업연도별로 외부조정건수가 갑자기 증폭되는 사람들이 대상에 들어가 있다.
사업연도가 바뀔 때 건수가 누적 되는데, 그것이 실제 회비를 받아볼 때 급증한 건수들이 어디서 왔는지, 비자격사들이 장난 친 것은 아닌지, 회원들이 명의대여를 방치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에서 출발한다.
연도별로 2008, 2009, 2010년 누적된 건수를 보고 회원순위를 파악해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 제보에 의한 적발이라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한 회원들의 반발도 있을 것인데?
☞ 세무사법 자체에서 비리에 대한 의사표시 규정이 있고, 조사규정도 있다. 당연히 회원은 그것을 따라야 하는 의무규정도 있다.
그것을 곡해해서 명예훼손이다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사 회피는 그 자체가 징계사유가 된다.
□ 명의대여 혐의로 고발됐다가도 다른 사무실에서 버젓이 사무장 등으로 일을 하거나 공인회계사로 명의를 바꿔 활동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 자격이 없는 사무장이라는 사람들이 스스로 건수를 만들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항이 있는데 엄격히 말하면 비자격사의 업무침해이다.
실무적으로 업무침해행위는 업무침해감시위원회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업무침해위원장의 고발대상이다. 그쪽에서 다루게 된다.
다만 비자격사가 그런 행위를 할 때 세무사가 동조해서 합류한 사항에 대해서는 명의대여에 해당하기 때문에 우리가 조사하게 된다. 손등과 손바닥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 세무사회가 올 초부터 명의대여나 탈세상담 등의 불법행위에 대한 자정노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 배경에 지난 연말부터 논란이 됐던 "세무사가 탈세를 돕는다"는 정부(청와대) 일각의 인식이 작용했나?
☞ 그렇다. 우리도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은 공인자격사인데, 그것이 불신 이상으로 고의로 탈세를 조장한다는 낙인을 찍게 되니까 정말 분한 마음이다.
문자를 쓰자면 '절치부심액완'(切齒腐心 扼腕)이라고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속이 썩어서 이빨을 갈고 성나고 분해서 주먹을 져서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그런 심정이다.
그런 심정으로 자정의 노력을 해봐야겠다고 해서 조사를 착수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극소수가 있어서 그런 것인데, 그것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 지어서는 안 된다.
역사적인 내용도 좀 알 필요가 있다. 1980년대에 국세청이 기장확대정책을 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장부가 있건 없건 간에 소득표준율의 80∼85%를 알려주면 세무간섭을 하지 않겠다, 묻지 않겠다는 정책으로 세무사회에 부탁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시대를 10여년 이상 끌어온 것은 무시하고, 전적으로 세무대리인이 나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앞으로 업무정화조사위의 활동에 대해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일부 극소수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 전 회원이 매도당한 것인데, 우리의 자정노력으로 이런 불신을 척결하겠다는 심정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이 왜 조사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조사를 강하게 하는 것은 조사 받을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말을 하고싶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 있기에 쌀밥을 먹는 것처럼, 정화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후일 깨끗한 세무사회가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이라는 점을 널리 이해해주기 바라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