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는 1월 1일 주택공시가격 기준
올해 재산세 인상…2008년 세계금융위기 반사효과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A씨는 올해 7월분 재산세고지서를 받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재산세가 더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출퇴근하며 얼핏 봤던 동네 부동산중개소 유리창에 붙은 매매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재산세는 더 많아졌다니 A씨는 뭔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2일 서울시가 발표한 올해 재산세 부과액에 따르면 서울시민들이 납부해야 하는 주택분 재산세가 지난해보다 약 759억원(11.8%) 증가했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20주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는 등 집값은 연일 떨어지는 추세다.
집값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재산세가 지난해보다 많이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재산세는 매년 1월 1일 공시가격 기준…"현재 시세와 달라"= 6월 1일을 기준으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자에게 부과되는 주택분 재산세는 7월 16일~31일까지 50%, 나머지 반은 9월 16일~30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이에 따라 7월에 고지서를 받게되는 납세자들은 올해 들어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현재도 가격이 하락하는 마당에 재산세가 올랐다니 이상하다는 생각을 갖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현행지방세법에 따르면 주택분 재산세는 부과당시의 시세가 아닌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평가된 주택공시가격에 의해 결정된다.
이에 따라 1월 1일 이후의 집값 변동은 올해 내야하는 재산세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며 7월 현재의 주택 시세도 마찬가지다. 7월에 받아보는 재산세 고지서는 이미 1월 1일 모두 계산된 셈이다.
□올해 재산세가 오른 이유…2008년 세계금융위기 반사효과= 올해 재산세가 증가한 것은 지난해 주택공시가격에 비해 올해 공시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점차 회복되면서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상승했고, 이에 따라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평가된 주택공시가격도 오른 것.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발표된 주택공시가격은 지난해(2009년 1월 1일 기준)와 비교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6.9%, 개별주택은 3.38% 인상됐다. 이에 따라 올해 주택분 재산세도 지난해와 비교해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1월 1일 평가된 주택공시가격은 직전 년에 비해 공동주택은 6.3%, 개별주택은 2.5% 씩 감소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떨어졌던 주택공시가격이 지난해 경기회복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 재산세가 다소 인상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와 비교해 재산세와 관련된 지방세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세율 또한 변동이 없었다"며 "현재 과도한 재산세가 부과되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떨어지는 집 값은 내년 1월 1일 평가되는 2011년 주택공시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재산세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