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회수대금을 사업수입금액으로 '판단 미스'
심판원 "거래 실질 따라야"‥종소세 부과처분 취소
국세청이 드라마 제작에 투자한 사업자에게 무리하게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가 잘못된 과세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8일 조세심판원과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모 세무서장은 지난해 10월 전자부품 도매업자 A씨에게 893만원의 종합소득세를 통보했다.
A씨가 지난 2004년 드라마 제작자 B씨에게 3500만원을 빌려줬다가 2006년 해외 판권대금 2595만원을 송금받았는데, 과세당국이 이 중 공급가액에 해당하는 2359만원을 사업수입금액으로 보고 종소세를 부과한 것.
이에 대해 A씨는 드라마 해외판권 수익지분으로 변제받은 것이기 때문에 재화나 용역을 제공한 대가인 사업수입금액이 아니라며 국세청의 과세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 "A씨가 채권 회수의 일환으로 취득한 드라마 해외 판권대금은 판권이 팔릴 때마다 계속적·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점 등을 감안, 송금받은 금액을 사업수입금액으로 보아 종소세를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은 최근 A씨가 제기한 심판청구(조심2010서0783)에서 국세청의 종소세 부과처분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은 "A씨가 송금받은 금액이 사업소득인지, 채권회수금액인지 여부는 거래의 형식·명칭이나 외관이 아니라 그 실질에 따라야 한다"며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것인지 여부와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과 반복성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A씨가 대여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B씨가 갖고 있던 해외 판권 수익지분을 취득했다가 판권이 팔리면서 받게 된 것이므로 사업수입금액이 아니라 채권회수금액에 해당된다"며 국세청의 부과 처분이 잘못됐다고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