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 형수, "9500만원 대여"-야당 "차용증 부실"
청문특위, 박연차 등 '동행명령장' 발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그의 가족들간 수상한(?) 돈거래에 대한 진실공방이 25일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벌어졌다. 이 문제는 지난 24일 인사청문회 첫 날 불거졌으며, 급기야 김 후보자의 형수인 유 모씨가 인사청문회장에 출석했다.
유 모씨는 이 날 인사청문회장에 출석 "김 후보자에게 얼마를 빌려준 것이냐"는 민주당 박선숙 의원의 질문에 "9500만원을 빌려줬다"고 대답했다.
돈을 빌려줬던 시기·액수와 관련해 유 씨는 2005년 2월 유치원을 매도하면서 3500만원, 2006년 6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6000만원을 각각 마련해 빌려줬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쟁점이 된 것은 '차용증' 부분. 유 씨는 이와 관련해 "나는 낯이 뜨거워 못 받았다"고 언급한 뒤 "나중에 액수가 좀 커지자 (김 후보자가)본인이 써주겠다고 해서 (2006년 9월 6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의 박영선 의원은 "보통 타자를 쳐서 차용증의 내용을 전문적으로 쓰지는 않는다"며 "누가 이것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이 차용증에는 도장도 없고, 사인도 없다"며 "특히 원본을 안 가져와 의혹을 풀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유 씨가 차용증에 도장을 찍었는지, 사인을 했는지를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말 차용증이라고 생각을 해도 되느냐"고 공세적인 질문을 이어갔다.
유 씨는 이에 대해 "난 (김 후보자가 차용증을)접어줄 때에도 펴보지 못했다"며 "차용증 보다 중요한 것이 은행거래 내역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차용증에 대한 문제제기를 놓치 않았다. 박 의원은 유 씨가 미국 출국을 위해 자리를 뜬 이후 "(유씨의 증언을 듣고서)아파트 등기부등본을 떼어봤다"며 "(유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해 돈을 대출, 김 후보자에게 빌려줬다고 했는데)담보대출이 잡혀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는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은 박연차 회장, 뉴욕 한인식당 사장 곽현규씨, 송은복 전 김해시장을 오후 8시까지 국회로 데려 오라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반면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지낸 이인규 변호사, 노환균 서울지검장,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에 대한 동행명령권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발동되지 않았다.
박연차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의사를 전해온 바 있다. 곽현규 사장과 송은복 전 김해시장은 현재 잠적한 상태로, 동행명령권을 발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출석시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