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 허위자료 난무"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되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14일 한국거래소 국정감사에서 "회계감사 이후 회사상태가 양호하다는 의견을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뒤 6개월 이내 상장폐지되는 사례가 지난 5년간 유가증권시장 1개사, 코스닥 22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또 일부 상장사들이 유상증자 후 1년 이내 상장폐지 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올해에도 유상증자 이후 상장폐지된 기업은 55개사, 9월말 현재 71개사가 자본잠식 상태"라며 "이들 기업들은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는데 수개월 이후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 기업의 회계감사 자료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허위사실이 발견되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유상증자 이후 1년도 안돼 퇴출되는 것은 금감원과 이들 기업과의 커넥션 때문은 아니냐"고 질타했다.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도 "지난 2005년 이후 상폐된 유가증권시장 2개, 코스닥 38개 업체들의 상장일 시가총액과 상폐일 시가총액을 비교한 결과 시가총액의 98%가 허공에 사라졌다"며 "우회상장 등의 편법을 통해 상장할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이 상장적격여부 심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신건 의원은 "코스닥시장에서 2007년 이후 유상증자를 실시한 회사 중 45%가 상장폐지되고 BW, CB 발행사도 각각 24%, 28%가 상장폐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중 53%, 77%는 발행 후 1년 내에 상장폐지 됐는데 이는 유상증자와 사채발행이 건전한 사업확장이 아닌 상장폐지를 면해보려는 편법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이는 유상증자와 사채발행 신고접수를 담당하고 있는 금감원이 인력부족을 이유로 형식적인 심사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실질적인 심사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