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장기 공석 및 열석발언권 폐지 논란
18일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는 단연 '기준금리' 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와함께 한국은행의 독립성 및 시장과의 소통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한은의 3대 문제점으로 '독립성 상실, 금리인상 실기에 따른 물가폭등, 금융통화위원 공석 문제' 등을 제기했다.
오 의원은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3월 발언에서 '한은도 큰틀에서 정부'라고 했으며, 4월에는 '한은이 독립성을 견지하는 것만큼 대통령의 생각도 중요하다'고 하는 등 한은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지 의문시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금리인상 문제 역시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상승을 경고했는데 회의결과는 동결이었다"며 "보통 금리는 3~6개월 후 물가를 예측하고 결정하는데 김 총재는 4분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을 강조했다는 점을 비춰볼 때 스스로 금리인상 실기를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특히 "한은이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지만 부동산 경기 때문에 정책기조를 꺾고 결국 금리를 동결했다"며 "시장에서는 한은보다 청와대나 정부 입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까지 나왔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정양석 의원도 한국은행의 신뢰문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정 의원은 "한은법 제4조는 중앙은행의 중립성을 유지하되 경제상황이나 유관기관간 협조가 필요할 때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야한다는 취지"라며 "이견에 대해서는 관계부처간 조율을 통해 해결해 가야지 성급한 발언으로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요동치게 만든 부분에 대해서는 총재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질타했다.
한은 본연의 임무인 '물가안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한은이 존재 목적인 물가안정을 포기하고 환율방어 첨병으로 나서고 있다"며 "금리를 동결하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환율로 인해 수입물가도 오르게 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금통위원 공석 문제와 정부 인사의 금통위 열석발언권 폐지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이혜훈 의원은 "한은의 금융통화위원 자리가 6개월 가까이 비어있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은법에 따라 후임을 추천해야 하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아직까지 후보를 추천하지 않은 것은 금통위원이 민간추천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사실상 청와대 의중에 따라 결정돼 왔던 관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한은법 91조에는 정부인사의 금통위 열석발언권이 인정돼 정부가 금통위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있다"며 "일본을 제외한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정부에 열석발언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 재무부 거시재정 정책관에게 열석발언권을 부여하고 있으나 발언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