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연봉제 전환 과정에 의혹 제기
골프회원권, 출장비 등 과다지출 질책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금융공기업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산업은행 등 일부 공기업들은 민간기업을 흉내내고 있다는 쓴소리도 쏟아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19일 산은·기은·신보·정책금융공사 국정감사에서 산업은행이 호봉제를 연봉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상여급이나 성과급을 인상하는 것보다 기준봉급을 인상하는 절차가 훨씬 복잡한데 산업은행의 연봉제 전환의 경우 본봉과 직책급은 인상하고 성과급은 낮추면서 연봉제 시행 전과 연봉제 예산을 똑같이 맞췄다"며 "이는 차후 성과급을 올리려는 목적과 함께 연봉제 전환 이후 인건비 총액이 올랐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정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연봉제 전환 이후 산은의 기준봉급과 직책수당은 1030억원, 186억원으로 시행 전 대비 각각 38억원, 33억원 증가했지만, 성과급은 각각 533억원으로 시행전 대비 75억원 줄었다.
또 휴가보상금이 32억여원 늘어나며 시행 전후 인건비가 2429억 여원으로 정확히 일치했다.
정 의원은 "산업은행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가는 은행인데, 민영화 추진 중이라는 이유로 벌써부터 민간기업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산은 퇴직자들의 재취업 문제를 제기했다.
신 의원은 "2008년 이후 산업은행에서 퇴직한 이사대우 5명 모두 대우조선해양, 쌍용자동차, 아산테크노벨리 등에 부사장, 감사, 이사로 재취업하는 등 수많은 퇴직자들이 산은의 영향력이 미치는 회사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며 "이같은 편법 재취업은 불법부당 행위의 온상이 될 소지가 있는 만큼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또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취임 이후 출장비는 7734만원으로 하루평균 277만원의 출장비를 썼으며 이는 기보이사장(139만원), 신보이사장(130만원), 기업은행장(130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많다"며 "금융공기업으로서 기업과 고통분담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질책했다.
또,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은 "신들의 직장이라는 금융공기업에서 신들도 놀랄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기업은행의 방만경영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은 "중소기업 금융을 주 업무로 하는 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콘도가 440구좌에 취득 금액이 118억5600만원에 달하며 골프회원권도 16개에 139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 3년간 총 26명의 직원에게 19억3500만원의 해외연수비로 지원했으며, 매년 법인카드로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출해 왔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