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초등학교장 등 공기 살균기 설치 대가 '뇌물'
감사원, 관련자 8명 적발-검찰 수사 요청
학교에 공기 살균기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검은 돈'에 눈 먼 일부 학교장들의 부정행위로 교육예산이 불필요하게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8월23일부터 9월17일까지 서울특별시교육청과 전라북도교육청을 대상으로 '공기 살균기 설치사업' 적정 여부에 대한 집중감사를 벌여 다수의 비리를 적발, 이달 초 검찰에 수사요청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일부 공기 살균기 제작업체는 적정 가격의 두배 가량이나 되는 고가로 제품을 학교에 납품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간 알선책에게 납품금액의 45%를 알선비용으로 지급했다.
아울러 해당 제품을 구입한 학교장에게도 금품을 제공했다.
실제로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일했던 A모씨는 재직 시 B업체로부터 공기 살균기 구매 청탁을 받은 뒤 2009년 2월 4900만원에 해당업체 제품을 구매했으며, 그 대가로 1400만원을 받았다.
서울의 또 다른 초등학교에서 교장을 역임한 B모씨도 재직 시 같은 업체에서 구매 청탁을 받은 후 금년 2월 6200만원에 제품을 샀으며, 모두 1500만원의 뇌물을 대가로 수수했다.
감사원은 이같은 수법으로 비리를 저지른 관련자 8명(전·현직 교장 4명, 알선책 3명, 납품업체 대표 1명)을 적발해 지난 4일 이들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이들 외 금품수수 금액이 적은 현직교장 등 관련자 7명에 대해서는 감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공기살균기 설치사업이 당초 목적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 등 관계기관에 적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