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활발한 대외 활동, "눈에 띄네"
어윤대-'영업맨' 변신, 이팔성-'정중동'
내년 주주총회까지 회장대행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KB·우리·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차별화 된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이른바 'MB맨'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구도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에서의 이슈메이커는 단연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꼽힌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우리금융과 M&A(인수합병) 가능성도 열어두는 등 국내 금융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김 회장은 특히 M&A와 관련 구체적인 날짜까지 언급하며 경쟁 금융사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마저 "회장님의 정확한 의중을 알기 어렵다"고 언급할 정도.
금융권에서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 회장이 전국 재래시장을 방문하며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으로서 대외활동에 집중해 온 만큼 최근의 행보가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의 임기만료가 내년 3월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최근 행보가 연임을 위한 의도된 움직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더구나 김 회장의 경우 14년 장기집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후계구도'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소매-기업금융 모두 경쟁 지주사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어떤 은행과 M&A를 하더라도 손해볼 것 없는 장사"라며 "취약한 고객기반이 오히려 M&A에 적극적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정중동(靜中動) 행보. 자산측면에서 절반에 불과한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는 점에서 자존심이 상할 만 하지만 이와 관련된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김 회장의 용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다소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정치적 해석을 달고 있다.
이 회장의 경우 김승유 회장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으로 엮여 있다. 더구나 김 회장과 이 대통령은 고려대 동기지만 이 회장은 2년 후배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팔성 회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후선에서 지원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대주주인 만큼 표면적으로 나서지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 역시 취임직후부터 파격적인 행보로 은행권의 '이슈메이커'가 되고 있다. 취임 직후 우리금융과의 M&A 가능성을 언급하며 다소 요란한(?) 신고식을 치른 어 회장은 최근에는 KB금융의 '다이어트'에 여념이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무려 3244명의 직원을 내보낸 국민은행의 희망퇴직은 어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밝힌 '비만증 해소'를 위한 '첫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CEO형 총장'다운 면모를 보이며 기존 금융지주사 회장의 '권위주의적' 이미지 탈피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어 회장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은 물론 전국 중소기업과 개인고객들과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희망퇴직 등으로 안팎의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직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진 것은 KB금융의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