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 3가지 의혹 제기
"금융당국에 사실확인 의뢰"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에 대한 의구심에서 촉발된 논란이 재무적 투자자의 '풋백옵션' 논란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정책금융공사는 1일 "현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의 풋백옵션 의혹에 대한 사실확인을 금융당국에 공식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동양종금은 현대건설 주식취득 2년9개월 경과 이후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현대상선측과 협의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현대그룹이 동양종금에게 풋백옵션을 부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동양종금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현대그룹과 풋백옵션 방식의 계약이 이뤄졌다면 논란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M&A(인수합병) 재무적투자자는 인수주식을 약정시점에 약정된 가격으로 전략적 투자자에게 되파는데, 이 때 인수자는 인수주식의 시가가 약정가격에 미달할 것에 대비해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게 된다.
결국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주식을 담보로 동양종금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과 같다는 얘기다.
특히 되파는 시점에서 약정가격과 시가가 차이를 보일 경우 현대그룹은 담보로 제공한 자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무리한 M&A 추진에 따른 '승자의 저주'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이와 함께 동양종금이 현대건설에 8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입찰일까지 풋백옵션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M&A 관행상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아울러 동양종금이 입찰일 주가대비 2배 수준으로 현대건설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동양종금이 요구한 인수금액의 상한선이 현대그룹이 제시한 입찰금액보다 낮았다는 점에서 입찰금액에 대한 동양종금의 사전위임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현대그룹이 자의적으로 금액을 높였다면 컨소시엄 관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려 재무적투자자 지위가 유효하지 않게 된다.
정책금융공사 유재한 사장은 "이번 매각에 대해 아무런 편견이 없으며 어떠한 예단도 하지 않고 채권단과 함께 공정·투명하게 절차를 진행시킬 것"이라며 "다만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을 현대그룹이 말끔히 해소하여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건설 매각 주관사인 외환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에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과의 대출계약서를 7일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현대그룹이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률 검토를 거쳐 양해각서(MOU) 해지 등 제반 사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