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정불가' 입장을 바꿔 협정문 내용을 고치는 추가 협상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 "나쁜 선례가 됐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이번 추가협상을 두고 일각에서 "나쁜 선례가 남았다"고 비판한다는 지적에 이 같이 언급한 뒤 "나쁜 선례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추가협상의 당위성과 관련, "돌파구가 없으면 (2007년에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발효가 계속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추가협상을 대놓고 했다"고 밝혔다.
추가협상의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철저히 경제적인 계산 위에서 협상을 했다"며 "상대편에서도 '연평도' 이야기는 꺼낸 적이 없고, 나도 그것 때문에 기가 죽을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협상을 통해 한·미 양국이 이익의 균형을 맞췄는지 묻는 질문에는 "미국이 자동차에서 이익을 챙겼다는데 '경제적인 실익은 아주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자동차 분야 관세 철폐 시한 연장으로 인해 우리 자동차 업계가 약 6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도요타 사태를 상기시키며 "관세를 몇 년 더 내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 관세철폐 시한 연장, 복제의약품 시판허가 관련 허가·특허 연계 의무이행 유예를 거론하며 "영세농민·중소기업과 관련 있는 것이기 때문에 꼭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협정문의 국회 심의와 관련, "새롭게 된 내용은 어차피 수정해야 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절차를 밟아야 되는 건 분명하다"며 "(법제처 등과)협의해서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추가협상을 발표한 후에 관련업계나 협회에서 '이 정도면 잘 되었다'는 말도 있었고, '이 정도면 충분히 추슬러 갈 수 있다'는 발표도 많이 해줬다"며 이를 감안해 비준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정치권에 당부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한·미 간 쇠고기 문제가 곧 논의될 것이라는 미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번 협상중 논의된 것은 없다"며 "더 이상 이야기가 될 여지가 없다. 이야기가 되면 절대 좋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소탐대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