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로 감사원장의 공석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하복동 감사원장 직무대행과 정창영 사무총장의 `투톱 체제'도 4개월을 맞았다.
감사원은 수장의 공석으로 인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최근 공직비리 척결을 위한 직무감찰을 골자로 하는 올해 감사계획을 발표하는 등 차질없는 감사 업무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작년 말 이미 내부적으로 계획이 짜여진 올해 감사 운영 방향은 새 원장이 취임하면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 후보자가 끝내 낙마하고 청와대가 후임자 인선에 신중을 거듭하면서 원장 공석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감사원 측은 작년(2월8일)보다 오히려 이른 지난 19일 이를 발표했다.
발표에 앞서 감사원 측은 "원장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하 직무대행과 정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감사원이 흔들림없이 잘하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아닌게 아니라 광화문 주변에서는 충청 출신 하 직무대행의 치밀함과 영남 출신 정 사무총장의 추진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감사원이 그런대로 잘 굴러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공석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당초 작년 12월 중순 단행됐어야 할 감사원 내부 인사는 기한 없이 미뤄진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이 없지는 않다.
당장 감사원이 작년 7월 고위공무원 비리와 토착 비리 등을 방지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고 만든 공직감찰본부의 본부장석도 두 달째 공석이다.
전임자가 작년 11월 중순 다른 공기업의 상임 감사로 자리를 옮겼지만 아직 후임자가 임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그러나 "관련 업무를 특별조사국장이 대행하고 있고 새 원장이 오면 바로 보임될 것"이라며 "본부장 1명이 없다고 해도 나머지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공직 비리 감찰을 수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만 "공직기강 확립 등 직무감찰이 힘있게 추진하려면 하루 빨리 좋은 분이 인선됐으면 하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