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3년 가능…"조직안정이 관건"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임기종료 시점에 대한 금융권 안팎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기업지배구조규준'을 최종 확정했다.
새 규준에 따르면 상임이사 임기는 최초 3년으로 하되 연임할 경우 1년단위로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 또한 상임이사 연령도 만 70세로 제한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규준은 골드만삭스, JP모건, UBS 및 도이치뱅크 등 해외 대형 금융회사에서 이미 적용 중인 요건으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도입하게 됐다"며 "해외 금융회사와 달리 연령 제한에서도 예외 조항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임기만료되는 김 회장은(만 68세) 최장 3년 더 연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이사회 결정을 놓고 김 회장을 위한 '맞춤형 규준'이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도 감지된다.
지난해 KB금융 및 신한금융지주의 '리더십 공백' 사태를 계기로 1인 CEO의 장기집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1997년 이후 은행장 포함 15년째 그룹 CEO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내부 '권력다툼'으로 불명예 퇴진한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금융권 최장수 CEO로 꼽혀온 만큼 연임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김 회장은 물론, 오는 3월 함께 임기가 만료되는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및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연임도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하나금융이 3월 주주총회에 앞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도 김 회장의 3연임 및 3인 CEO의 동반 연임으로 불거질 수 있는 부정적 여론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금융당국이 각 금융지주사를 상대로 자체적인 모범규준 마련을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 시점에 CEO가 교체될 경우 조직안정에 무리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김 회장 연임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김 회장으로서는 '하나-외환' 투뱅크 체제가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설 경우 명예롭게 퇴진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하나금융 이사회는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객관성 및 공정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가 구성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키로 했으며, 매년 예비최고경영자 예비풀에 대한 평가 및 승계계획을 검토하는 등 안정적 경영승계를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