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행의 고리 끊어야"…국회 선진화 법안 처리 당부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1일 "국민의 힘에 의해 개혁을 강요당하기 전에 우리 손으로 국회 개혁을 시작하자"고 여야 의원들을 향해 호소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야 갈등에 대해 언급한 다음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국회가 운영되어야 하느냐. 이 악행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버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국회개혁 방안과 관련, "다수 여당의 일방 처리가 걱정이라면 합리적인 필리버스터제를 도입하고,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야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근절하기 위해 요건을 갖춘 법안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 상정되도록 하고, 처리기한을 정하는 제도도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 폭력도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며 "나와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운영위에 계류돼있는 국회선진화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마무리하자"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사태와 관련,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동안 축산 농민들의 구제역 발생국가 방문이 빈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리·통제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여당은 방역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며 "선진국처럼 범국가 차원의 방역 통합기구를 설치해서 체계적이고 일원화된 방역시스템을 구축하고, 살처분 중심의 구제역 대책을 사전 백신접종 중심으로 전환해 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매몰지 유실이나 침출수 유출과 같은 2차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보강대책을 우리 국회가 계속 점검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야당측의 반대를 비판하며 "자유 통상·자유 무역만이 살 길인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반대인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FTA로 피해를 입게 될 국내산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국회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느냐"며 한미 FTA 비준 협조를 야당측에 요청했다.
그는 국책사업 입지 선정 문제를 두고선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매우 크다"며 "정책의 생명은 타이밍인데 번번이 실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설사 상황이 변해서 공약을 추진할 수 없으면 국민들께 소상하게 설명을 드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며 "이제라도 (과학벨트와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최대한 조속히 매듭지어 주기 바란다"고 정부측에 주문했다.
이밖에 그는 최근의 전월세 대란과 관련, "주택문제는 공급을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민간에서 중소형 주택을 원활히 지을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포함한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고, 공공 임대주택도 최대한 조기에 완공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개헌과 관련해선 "이미 다양한 개헌 방안이 연구되어 있는 만큼 개헌특위만 구성하면 곧바로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며 "권력구조 개편부터 국민 기본권 확장에 이르기까지 21세기의 새로운 환경에 맞는 선진국형 헌법을 만들어 보자"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