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조정권, 징벌적 손해배상 등 하도급법 개정안 주요쟁점
당정, 이견 좁히지 못해 '진통' 예상
방문판매법 분야는 '청신호'
2월 임시국회가 여야 정당대표연설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국회에 계류중인 각종 법안들의 처리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와 관련한 소관법률 중에는 하도급법과 방문판매법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당의원들과 2차 당정협의를 갖고 임시국회 처리법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의원발의안 및 정부입법안 중 공정위와 관련돼 정무위에 계류된 법안은 방문판매법, 전자상거래법, 제조물책임법, 할부거래법, 하도급법 등 90여건에 달한다.
◆ 납품단가 조정권‥'신청권'까지 확대될까
공정위 관련 입법안 중 이번 임시국회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뤄질 법안 중 하나는 납품단가 조정권과 신청권을 둘러싼 '하도급법 개정안'이다.
당정 양측은 하도급법 개정안과 관련된 협의를 수차례 가졌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등 합의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와 재계대표 측의 입장은 납품업체가 납품단가에 이의가 있는 경우, 관련 조합에 납품단가 조정을 신청하고, 이에 조합이 원도급업체 및 사업자 등에 납품단가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신청권을 주자는 것이다.
반면, 2, 3차 하도급업체와 여당 의원들 상당수는 이와 같은 신청권은 물론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조합대표에 단가협상을 직접 할 수 있도록 '조정권'도 같이 줘야한다는 주장이다.
관련된 계류법안 중 허태열 의원장이 내놓은 발의안에는 납품단가 조정 '신청권'만 부여된 상황이다.
하도급법 개정안에 대한 당정합의가 무산되면서 논의는 법안심사소위에서 판단될 예정이다. 다만 첨예한 의견대립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정부당국 등 당사자 모두는 법안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임시국회에서의 처리전망은 어둡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입하자" VS "현행법상 무리" 이견
중소기업 기술탈취에 최대 3배의 실비보상을 내용으로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쟁점 중의 하나다.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충분히 도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기술탈취와 관련된 소송은 민사소송 분야로 현재 민법상 1배 실비보상을 규정하고 있는 만큼, 하도급법에만 특별히 징벌적인 손해배상 규정하는 입법안 도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는 현재 기술탈취 등과 관련된 법적공방에서 입증책임을 중소기업에 두고 있다는 불합리함을 인정, 입증책임을 원사업자 등 대기업으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 방문판매법 분야는 '대체적 공감'
하도급법의 첨예한 대립구도와는 달리 방문판매법 분야는 사실상 당정 합의를 마친 상황으로 법안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행법상 다단계판매업자의 경우 등록제로 운영되는 등 법적 규제 수준이 상당한 반면, 방문판매업종의 경우 신고제로 운영되는 등 사실상 규제가 불가능한 상황.
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를 악용, 실제 다단계판매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고의적으로 세부요건을 누락시켜, 방문판매업종으로 신고한 뒤 영업을 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다단계로 운영되면서 법적규제 장치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방문판매업종으로 둔갑한 업체들이 많아,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그레이 에어리어(회색지대)'가 존재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개정안에는 다단계판매 등의 정의 규정 명확화, 방문판매원 명부 비치, 실효성 없는 규제 폐지, 청약철회권의 보장 강화, 다단계판매 업자에 대한 정보공개의 의무화, 다단계판매업자의 허위 명목 유인행위 금지, 전화권유판매 수신거부의사 등록시스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