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회사채 또 발행…늘어나는 회사빚 '어쩌나'
지난 2009년 187억원에 불과했던 이자를 1년 사이 15배가 넘는 2898억원까지 부담해야 했던 한진해운이 8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더 발행했다. 투자에 필요해서가 아니라 당장 만기가 도래한 빚을 갚는데 대부분 쓰기 위해서다.
지난 2009년 창사이래 최대규모 적자에 빠졌던 한진해운이 지난해 회사 주력사업인 컨테이너 사업부문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섰지만, 늘어나는 회사빚 문제에 더해 예상치 못한 중동사태라는 돌발변수까지 만나면서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8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경제위기 영향으로 영업상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차입금이 급증, 2009년 말 5조880억원에 달했던 차입금 규모가 2010년 9월말에는 5조5581억원으로 9개월새 47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까지 장기부채로 분류됐던 빚 가운데 1조1967억원이 당장 연내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유동성장기부채로 분류된 것도 부담.
정상적으로 이 빚을 갚으려면 영업실적이 확 살아나야 하지만, 그러기엔 예상치 못한 중동사태로 인한 국제유가상승 위험이라는 때아닌 복병이 나타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회사 김영민 사장이 "2011년 컨테이너 공급ㆍ수요 부분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수급 균형이 맞춰지는 정도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중동사태 등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등으로 유가 등 큰 비용증가가 예상되면서 전년 대비 정기선사들의 수익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할 정도.
해운업은 유류비부담이 항공산업 다음으로 높은 만큼 원가구조에서 연료비 비중이 큰 특성을 감안, 중동사태에서 불거진 국제유가상승 위험이 해운회사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진해운의 수익구조(2010년 9월 현재)는 컨테이너선 부문에 매출이 82.31%로 집중돼 있으며, 벌크선 부문 매출이 17.08%로 구성될 만큼 상당 부분의 매출이 컨테이너선 부문에 집중돼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매출에서 매출원가도 뽑지 못할 정도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해운시황 붕괴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창사이래 최대 규모인 864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회사의 주력사업인 컨테이너 사업부문과 관련해 15%의 성장으로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태평양항로, 그리고 이 회사가 '드라마틱'하다고 표현할 만큼 구주항로에서 큰 폭의 실적증가로 27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선 것.
흑자로 인해 회사는 주당 500원의 배당을 하고도 1182억원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쌓아두게 됐지만, 만기가 도래하는 빚을 갚기에는 많이 부족한 실정.
회사의 재무적 안정을 위해선 영업실적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만기가 비교적 긴 추가적인 사채발행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년내 갚아야 할 빚 1조9339억원 규모에 비춰, 당장 현금화시킬 수 있는 유동자산이 2조3227억원으로 조금 더 많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이번 사채발행과 관련 회사측은 "회사는 지속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만기가 도래하는 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차환 발행으로 만기를 연장한다면 회사의 부채 및 이자비용 부담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