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에 지급하는 수당체계는 업적 또는 유지율에 따라 수수료를 일부 선지급하고 미유지시 기지급분을 환수하는 '선지급형'과 보험료 입금 후 매달 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분할 지급하는 '분급형'으로 나뉜다.
선지급 수수료 체계는 외국계생보사들을 시작으로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가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선지급수당이 대세가 되면서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에 따른 사업비부담 가중과 고액의 선지급을 받은 후 이직하는 '철새 설계사'들로 인한 모집질서 문란 등의 부작용이 끊임없이 문제점으로 부각돼왔다.
이런 가운데 2009년 11월 교보생명은 선지급형 일변도에서 안정형, 적립형 등의 분급형 수수료 체계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 1월 대한생명도 분급형과 완전분급형을, 미래에셋생명은 분급형 지급방식을 추가로 도입했다.
문제는 분급화 바람이 생보업계 전체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이후 수당체계를 바꾼 생보사는 PCA생명뿐이다.
PCA생명은 지난해 4월 대형독립법인대리점(GA) 채널에 한해 선지급형을 전면 폐지하고 분급화로 전환했다.
또한 선지급수당 자체를 도입하지 않은 삼성생명과 신한생명에 더해 분급형을 도입한 교보생명,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의 상위 생보사를 제외한 기타 중소형 생보사로의 확산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분급형을 새로 도입한 생보사들 경우에도 완전한 분급화가 정착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선지급형과 완전한 분급화의 중간 형태인 '안정형'을 선택한 설계사들이 약 80%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42%의 설계사가 분급형을 선택했지만 전체 수당 대비 30%의 수수료를 선지급하는 형태여서 명실상부한 분급형이라고 말하기엔 모자란 감이 있다.
특히 대한생명의 경우 수당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선택비중에 대해 함구했지만 분급형 보다는 선지급형을 선택하는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분급화 정착에 있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분급형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전체수당 총액 대비 지급되는 모집수당의 비율인 선지급율은 각 사 별로 차이를 보인다.
교보생명은 ▲선지급형(75%) ▲안정형(40%) ▲적립형(10%) 등의 선지급율을, 대한생명은 ▲선지급형(60%) ▲분급형(35%) ▲완전분급형(15%)으로 나뉜다.
미래에셋생명은 ▲선지급형(60%) ▲분급형(30%)의 선지급율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로선 분급형 수당체계로 전환할 경우 설계사들의 이탈을 우려할 수밖에 없어 연착륙을 꾀할 수밖에 없다"라며 "보험사별로 분급형 전환에 속도차를 보이는 것은 보험사 각자의 영업경쟁력의 차이"라고 말했다.
보험산업의 신뢰도 상승과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보험사들이 좀 더 과감하게 수당체계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영업성과 위주의 경영에서 탈피하고 장기 계약유지를 통해 수입보험료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영업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러한 전략은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면서 보험상품의 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험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