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명령 및 과징금 10억7800만원 부과
농사에 사용하는 흙값도 담합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17개 '상토'(床土, 모판흙) 판매업자들의 집단 담합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모두 10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상토'란 씨앗의 발아에서부터 논·밭으로 옮겨심기 전까지 사용되는 모판흙으로 파종시기인 3, 4월에 수요가 집중되는 계절상품이다.
건곤지오텍, 경주케미칼, 남해화학, 농경, 농우바이오, 동부하이텍, 렉셈, 부농, 서울바이오, 성화, 신기산업, 신성미네랄, 우풍바이오, 참그로, 토비테크, 풍농, 케이지케이칼 등 17개 업체가 담합에 가담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농협중앙회를 통해 상토를 판매하면서 지역농협 등에 제공하는 추가장려금의 한도를 설정하고 이를 준수키로 합의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담합했다.
2009년 기준 상토시장 규모는 약 1300억원 대이며, 이 중 농협과 매년 계약을 체결해 단가를 정하고 지역농협 등과 별도약정을 통해 추가장려금을 지급하는 '계통판매' 시장은 풍농, 동부하이텍, 부농, 서울바이오, 농경 등 상위 5개사를 포함해 담합에 가담한 17개 업체가 약 97%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17개 업체들은 2008년 3월부터 추가장려금 지급 상한제에 합의한 뒤, 같은 해 11월에는 '1% 이상'이던 장려금 상한선을 '5% 이내'로 변경했다.
아울러 이들 업체 연합체인 한국상토제조협회는 이사회를 열고 합의된 내용을 규정한 고시까지 만들어 이를 준수토록 지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토업체들은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조건 등을 미리 결정한 것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부과 등 엄한 제재를 통해 농업관련 품목에 대한 가격경쟁촉발을 유발, 농산물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