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에…'투자자들, 이미 언급된 내용 실망'

늦어도 2027년 이전에 사이버캡 생산 목표

약4000만원 가격에 1마일당 20센트 운영 비용

강력한 사업계획 기대했던 투자자들 실망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10일(현지시간) 핸들과 페달 없이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되는 로보택시 시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로스앤젤레스 워너브러더스 영화촬영 스튜디오에서 '위, 로봇'(We, Robot) 행사를 열고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을 위한 '사이버캡' 시제품을 선보였다.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행사가 시작된 직후 직접 사이버캡을 타고 촬영장 내 짧은 도로 구간을 차량이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이버캡은 양쪽에 문이 하나씩만 달린 2도어 차량으로 내부에는 운전대(핸들)와 페달이 없는 구조였으며 적재공간은 테슬라 '모델 3'의 트렁크를 능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우리는 2027년 이전에 사이버캡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허가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량의 예상 인도일이나 생산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자율주행 교통수단의 비용은 매우 낮아서 개인 맞춤형 대중교통처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버스의 평균 이용 가격은 1마일당 1달러 정도인 반면, 사이버캡의 운영 비용은 1마일당 20센트 정도가 되고 세금과 기타 모든 것을 포함한 가격은 1마일당 30센트 또는 40센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로보택시에 비접촉식 무선 충전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차체에 충전을 위한 플러그가 없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경쟁사의 로보택시가 사용하는 하드웨어와 달리 우리는 AI(인공지능)와 카메라에 의존할 것"이라며 "그래서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차량 생산 비용이 낮다"고 설명했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이같은 기술접근 방식이 예측 불가능한 도로 상황을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로보택시의 안전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같은 우려에 "자율주행차가 인간이 운전하는 차량보다 10배 더 안전하고 5~10배 더 오래 주행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년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완전 자율 주행(FSD)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캡의 가격은 3만달러(약 40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로보택시 공개가 테슬라의 성장 잠재력을 확신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투자회사 트리플디 트레이딩의 주식 트레이더인 데니스 딕은 로이터통신에 "모든 것이 멋져 보이지만 타임라인 측면에서 보면 별로 그렇지 않다"며 "주주로서 상당히 실망했다. 시장은 좀 더 확실한 타임라인을 원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자율주행차를 운행 중인 제너럴 모터스의 크루즈와 알파벳의 지원을 받는 웨이모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강력한 사업계획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전문매체 배런스도 "머스크가 오늘 밤에 말한 거의 모든 것은 이전에 이미 언급된 내용"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