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 등 감사인, 정부가 직접 지정해야"
지난 연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문제가 불거지면서 기부금모집단체의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부금품 모집자에 대한 회계감사를 벌일 공인회계사를 정부가 직접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부금모집단체가 회계감사를 위해 자체적으로 공인회계사를 선임하는 현행 시스템으로는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등 일정부분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승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변호사)은 11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린 기부문화 선진화 토론회에서 '네거티브제 도입에 따른 기부금품법 개정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하 소장은 "국민들이 기부금의 쓰임새를 믿지 못해 기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철저한 기부금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며 "인력 등의 여건상 정부 사후관리에 한계가 있다면 기부금 모집자에 대한 회계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부금 모집자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하는 공인회계사를 모집자가 자체적으로 선임하고 있어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일정 주식회사의 경우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하듯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행 법률상 공인회계사가 기부금품 모집자에 대한 회계감사를 부실하게 했을 경우에도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이 없어 감사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공인회계사의 부실감사에 대해 형사처벌, 명단공개 등 일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 소장은 기부금 모집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과 기부금공제 등 세금감면 사항을 담고 있는 세법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부금품 모집법과 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부금의 범위가 다르고, 기부금품에 대한 사후관리 주체도 행안부와 국세청으로 각각 달리 정하고 있다"며 "비효율적인 기부금품 사후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기부금품 모집법과 세법상 규정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다만 모집된 기부금품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들은 기부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지나친 정부의 개입보다는 민간 외부회계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민간중심의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