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받는 대기업총수가 낙제 운운하다니"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제정책 평가발언과 관련해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받는 대기업 총수가 낙제점수 운운하는 것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일본 대지진 관련 긴급현안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이 회장의 '낙제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나라당 강길부 의원의 질의에 "참으로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윤 장관은 특히 "정부의 어떤 정책이 낙제 점수를 겨우 면할 정도인지 잘못된 것을 알려주면 수정하겠다"며 "낙제점을 면할 정도의 경제정책을 구사하는 나라에서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보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어 "우리가 산업화에 성공하고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는데 국민적 노력과 함께 정부 역할도 있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석학과 국제금융기구도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한국의 위기탈출에 바탕이 됐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정부정책의 성과도 강조했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일 전경련 회장단 모임 직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흡족하기보다 낙제점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윤 장관은 또 동반성장위원장인 정운찬 전 총리가 제안한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해서는 "취지는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경제학적으로 이야기하면 대기업이 여러 중소기업을 상대하는 수요 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시정하는 것과 공정경쟁 차원의 문제 제기라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윤 장관은 그러나 "초과이익공유제의 정의와 이익의 분배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장관은 일본 지진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원자력발전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이번 사태가 '원전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세계적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해 재점검 내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