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00명이 넘는 과장들이 있는 대규모 조직입니다.
대부분의 정부 중앙부처 과장급이 그렇듯 과장급 직위에는 모두 3급 부이사관이나 4급 서기관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요.
물론 국세청이나 관세청 등 '청' 단위의 부처에서는 세무서나 세관 등 지방조직의 경우 사무관들도 과장으로 앉을 수는 있지만, 중앙부처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무관 이하 공직자들이 과장이라는 직함을 달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서기관으로 승진부터 해야하는 셈이지요.
그런데 기획재정부에서 사무관들도 규정상으로는 과장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재정부 직제상으로 과장보직에 앉을 수 있는 직위를 '부이사관·서기관 또는 행정사무관'으로 해 뒀기 때문입니다.
이는 정부조직을 만들 때 지방조직의 경우 하급 직위가 과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직제의 유연성을 둔 것인데요. 사실상 중앙부처에서는 직제만 있을 뿐 현실로 이뤄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특히 재정부의 경우 지방조직이 없기 때문에 사무관이 과장으로 앉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였습니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28일 직제(시행규칙)개정을 통해 과장보직에 앉을 수 있는 직위를 '부이사관·서기관 또는 행정사무관'에서 '부이사관 또는 서기관'으로 바꿨습니다.
사문화(死文化)된 규정을 현실에 맞게 정리한 것뿐이지만, 규정상으로나마 중앙부처 과장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사무관들은 조금은 씁쓸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