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정책금융公, 수출입-무역보험公, 신보-기보 등
정부가 국내 금융공기업들의 통폐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해당사자들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의 재편방안을 실무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초 취임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정책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도 맥을 함께 한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민영화를 추진 중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들의 기능재편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역할 중복에 따른 비효율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공기업의 경우 통폐합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수출입은행의 경우 수출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산업은행에서 분리된 정책금융공사의 기능과 동일하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경우 취약한 수신기반 때문에 민영화 추진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정책금융공사 설립 취지가 퇴직관료들을 위한 '자리 늘리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산은의 민영화를 전면 중단하고 정책금융공사를 포함해 수출입은행 등 중복기능을 산은에 이관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원전수주 등 국내 금융공기업들이 대형 프로젝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공기업 기능재편 방안과 관련, 벌써부터 이해당사자들간 신경전이 가열될 조짐이다.
실제 수출입은행의 경우 수출금융 이용시 수출입은행의 보증만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무역보험공사는 '안전망' 차원의 보증기관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용보증기금와 기술보증기금 역시 일반보증과 기술보증의 차별성과 조직불안을 이유로 통합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기보-신보의 통합 방안을 확정하고 추진 시기를 저울질해 왔다. 신보와 기보의 통합은 정부가 내세워온 공기업 선진화 방안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