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종교단체의 외부감사와 재무정보공개'를 주제로 한국납세자연합회가 개최한 납세자포럼에서는 종교단체에 대한 재무공개 및 외부회계감사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은 국가의 종교 통제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순덕기 열린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 날 포럼에 토론자로 참석 "종교단체는 신앙공동체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자정노력을 갖고 있다"며 "종교단체에 대한 재무정보 공개 및 외부감사 의무화는 국가가 종교를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정치에 종교를 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우리나라 개별 종교시설당 연간 평균 헌금액은 1억원 미만이며, 성직자의 연봉도 최저생계비 이하"라며 "소수의 대형 종교시설 때문에 재무공개 등을 의무화하는 것은 빈대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으로 예산낭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순 교수는 "종교단체는 다른 공익법인들과 달리 정부보조금 지원 없이 신도들의 자발적인 헌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종교단체에 대한 외부회계감사 등 예산규제는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단체에 대한 외부회계감사 도입은 바람직하지만, 종교단체 재무정보의 외부 공개는 불필요한 사회갈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 교수는 "일반 비영리법인과 달리 종교기관은 특정한 신앙과 신앙적 판단에 따라 재정을 사용하므로 재무정보 전체를 외부에 공개할 경우 불필요한 오해 및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외부감사 도입과 별개로 재무정보 공개는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무정보의 의무적인 공개보다는 교회마다 정관을 마련하도록 권고하고, 자연스럽게 교회운영 민주화를 가져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교회마다 자신들의 비전과 핵심가치를 정관을 통해 정의하고 스스로 운영방안과 규칙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