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에 편중된 원유 수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원유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도'가 8년째 유명무실하게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도입 다변화 제도는 중동으로부터 원유를 100% 수입하던 1970년대 후반 제2차 석유파동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뒤 시행된 것으로, 정유사 등이 비(非)중동 지역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할 경우 정부가 추가운송비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 김정훈(한나라당) 의원이 3일 지경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이 제도에 따라 정유사 등에 지원한 금액은 한때 271억7천600만원(1985년)에 달했으나, 2000년대에 들어서는 2000년 45억3천만원, 2001년 48억1천800만원, 2002년 48억1천800만원, 2003년 4억4천100만원 등으로 줄었고 2004년부터는 아예 전무했다.
김 의원이 석유협회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도입 다변화 제도를 기피하는 이유는 정부의 지원 대상 충족 기준이 까다롭고 운송비 차액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상 정유사들이 지원을 받으려면 1년 이상 장기계약, 700만배럴 이상 구입, 4항차 이상 도입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추가운송비의 10%는 정유사가 직접 떠안아야 한다.
현재 중동의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불안심리로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2005년 이후 한국의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는 한 해 평균 82.7%에 달했다.
김 의원은 "중동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거나 실제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가는 앞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이 제도의 개선방안을 마련해 중동 원유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