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규제 및 카드사 충당금 적립률 상향 조정
"상징적 수준 불과, 대출 증가세 지속될 것"
가계신용이 지난해말 800조원에 육박하면서 대출증가세 및 금융사간 과당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규제강화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여전하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잇딴 규제강화 조치가 '상징적 수준'에 불과하며 각 금융사의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DTI 규제 및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 조치 등이다. 정부는 지난달 DTI 규제완화 조치를 종료하는 대신 주택거래 취득세율을 올 연말까지 50% 인하해 주기로 했다.
지난해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431조5000억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284조5000억원으로 66% 가량 차지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DTI 규제 부활은 은행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DTI 규제가 은행의 수익구조는 물론 대출행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기업대출에 대한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완화 조치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로 이어져 대출 증가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반면 DTI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대출 이용시 최고한도까지 받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대출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역시 DTI 규제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취득세율 인하 조치가 주택대출 증가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성장은 DTI 시행 여부와 무관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오히려 취득세율 인하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경우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규제강화 역시 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감원은 오는 6월부터 전업계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대폭 상향 조정키로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기준변경에 따른 추가적인 적립액이 IFRS상 대손준비금 영역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카드사의 실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 카드사의 규제자본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징적 수준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